2007-11-28 10:16

해운산업, 대기오염 주범으로 떠올라

세계 스모그의 27%는 선박매연


해운 산업이 배출하는 유해 가스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국제청정운송위원회(ICCT)가 3월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선박은 전세계 자가용, 트럭, 버스의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의 아황산가스를 배출한다. 또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질소의 27%(2005년 기준)가 화물선 굴뚝에서 나온다.

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등과 함께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꼽히는 이산화황으로 인한 피해도 크다. 화물선의 이산화황 배출량은 갈수록 늘어 2020년께는 육지의 이산화황 배출량을 웃돌 전망이다.

미국의 한 과학저널은 선박의 주요 이동 경로인 아시아, 유럽 지역에서는 선박이 배출한 유해가스로 심폐 질환 사망자가 연간 6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해운업체가 대기오염의 주범이 된 것은 자동차와 항공기에 비해 질이 낮은 원료를 때는 바람에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화물선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값싼 벙커유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벙커유는 석유를 정제한 뒤 남은 찌꺼기 연료로 납과 바나듐같은 중금속 물질이 함유돼 있다.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다른 원료에 비해 훨씬 많다.

WSJ는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선박이 자국 연안에서 청정 연료를 쓰지 않을 경우 벌금을 물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올해부터 인근 38㎞를 항해하는 선박들이 깨끗한 연료를 쓰지 않을 경우, 벌금을 물리거나 구류처분하고 있다.

유엔은 선박의 항해속도를 10% 감소시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23% 줄어들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으나 선주들은 느린 속도를 벌충하기 위해 더 많은 선박을 운용할 것이므로 속도 감소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상쇄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세계 각국은 다음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국제기후 협약에서 해운 산업이 배출하는 유해가스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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