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01 11:29
세계 주요지역 글로벌 물류통로 건설 추진 관심
유럽-아프리카 해저터널도 합의
파나마운하가 올해부터 오는 2014년까지 대대적으로 확장공사에 들어가는 가운데 세계 주요지역에서 철도와 운하, 해저터널 등 격리돼 있는 두 지역을 잇는 글로벌 물류통로 건설계획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같은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국가간의 지리적인 장벽이 허물어지고 세계 물류환경 뿐만아니라 향후 정치, 외교적인 역학관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러시아, 가장 적극성 보여
이같은 글로벌 물류통로 건설은 아시아는 물론 중남미와 중앙아시아 그리고 유럽과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특히 동북아를 포함한 유라시아 대륙에 집중되고 있다.
동북아지역의 경우 중국과 타이와의 해저터널 건설, TSR(시베리아횡단철도)과 TKR(한반도 종단철도) 연결, 그리고 베링해를 가로지르는 러시아-알라스카 해저터널 공사도 추진되고 있다.
또 동북지역 진흥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중국이 북한의 나진항이나 러시아의 연해주지역을 대외 수출입 통로로 활용하는 전략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이같은 물류통로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러시아는 베링해 해저터널 뿐만아니라 중앙아시아 카스피해와 흑해지역을 연결하는 운하를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4월 27일 의회 연설에서 두지역간에 운하를 건설하면 이지역에 엄청난 지정학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이 석유 및 가스 등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카스피해 연안국가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운하 건설방안을 밝힘에 따라 이 지역의 군사, 정치, 외교적인 판도가 순식간에 바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운하가 만들어지면 카스피해 연안국가들이 흑해를 통해 바다로 진출할 수 있어 경제적인 이득은 물론 해양력 증강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있는 스페인과 모로코도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해저터미널을 건설키로 최근 합의했다.
본래 지브롤터 해협은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깊어 해저 터널이나 대형 교량을 건설하는데 부적당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두나라 정상이 40km에 달하는 해저 터널을 만들기로 합의함에 따라 유럽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새로운 물류통로가 들어서게 됐다.
비용조달과 수익성 최대 관건
이 터널이 건설되면 모로코 북부 항만도시 탕헤르에서 스페인 수도인 마드리드까지 4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상상을 초월하는 물류혁명이 초래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운하나 해저터널 등을 건설하는 비용과 향후 수익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여부가 사업추진에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브롤터 해저터널과 베링해 해저터널의 경우 각각 150억달러(14조4천억원)와 120억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공사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 이 비용의 확보가 주요 관심사다.
지난 1994년에 개통된 유로터널(영국과 프랑스 연결)의 경우 지금까지 적자를 보고 있어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해저터널이 별로 효용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에 러시아-알라스카 해저터널, 한일 해저터널 뿐만아니라 부산에서 출발하는 유라시아 연결철도도 결국은 건설비용 문제가 주요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다만 건설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에서 이같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경제적인 시너지 효과가 워낙 크고 경제외적인 부수적인 효과도 수반되기 때문이다.
떨어져 있는 두 대륙이 운하나 해저터널 등으로 이어지게 되면 정치, 외교 등 여러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고 경제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파급효과 또한 상당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연결되는 두지역의 통합과 인적·물적 교류 촉진이 가장 큰 이점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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