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11 11:30

헝가리 '골칫거리' 말레브항공 7번째 매각 시도

헝가리 정부가 매년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국영 말레브 항공을 또 다시 매물로 내놨다.

오는 11월3일로 예정된 이번 매각 입찰은 1989년 공산주의 청산 이후 7번째다.

99.95% 국가 소유인 말레브 항공은 헝가리 정부 최대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파산 지경에 이른 항공사를 지탱하는데 지난 6년간 162억 포린트(한화 737억여원)를 쏟아부었지만 여전히 회사는 300억 포린트의 빚더미에 올라있다.

말레브 항공은 1990년대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치솟는 유가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는데다 2004년 헝가리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한 후에는 넘쳐나는 저가항공 노선에 승객을 빼앗겨왔기 때문이다.

2003년 59%에 달했던 시장점유율은 현재 40%까지 떨어졌다.

매각 입찰을 담당할 헝가리 민영화공사가 말레브의 미래는 자본력을 가진 투자가에 의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항공사의 열악한 살림살이를 대변하고 있다.

말레브 항공은 1992년 이탈리아의 알이탈리아 항공이 지분 35%를 7천700만달러(730억여원)에 인수했으나 견디지 못하고 5년 후 6천500만달러에 되팔았다.

작년에는 러시아에서 네번째로 큰 크라스에어와 매각 협상을 벌였으나 회사 노조와 정치인들이 '너무 헐값'이라고 반발하는 바람에 막판에 결렬되기도 했다.

말레브측은 지난 1년6개월동안 직원 수를 3천200명에서 1천600명으로 줄이고 현재 항공사 동맹 '원월드' 가입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비용 절감과 경쟁력 강화로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더욱이 정부는 지난해 부다페스트의 페리헤지 국제공항을 영국에 매각한 것이 말레브 매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말레브 항공을 유럽 진출의 관문으로 간주하고 있는 러시아의 항공사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입찰에 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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