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02 10:08
기존 항공사보다 최대 30% 저렴한 요금을 내세우며 지난 6월29일 김해~김포 노선에 뛰어든 제주항공이 취항한 지도 벌써 한달이 지났다.
제주항공의 취항으로 김해공항에도 저가항공 시대가 열렸지만 항공기 고장으로 5일 동안이나 운항이 전면 중단되고 예상보다 저조한 20%대의 탑승률 등을 보이는 등 적지 않은 문제점들을 드러냈다.
◇제주항공 한 달 운항실적 = 제주항공은 현재 캐나다 봄바디어사의 Q400기종 항공기 두 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각각 한 대씩을 김포~제주, 김해~김포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김해~김포 노선을 하루 5회 왕복 운항하고 있는데 지난 7월2일부터 7월29일까지 약 한 달 동안의 승객 수는 모두 2천500명으로 20%의 탑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탑승률은 같은 기간 대한항공의 12만7천300명 탑승률 62%와 아시아나항공의 3만2천500명 탑승률 51%에 비해서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제주항공의 김포-제주 노선은 취항일인 6월5일부터 7월4일까지 한 달 동안 83.5%의 탑승률을 기록, 아시아나항공(83.4%)과 대한항공(77.9%) 보다 오히려 높은 탑승률을 보였다.
◇운항실적 저조 원인과 대응 = 지난달 중순 제주항공 관계자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김해공항에서 제주항공 비행기를 탑승한 중년의 남성이 서울에 도착한 뒤 "제주항공 비행기가 왜 제주에 안 가고 서울로 왔느냐"며 물어왔기 때문이다.
7월 한 달에만 김해공항에서 탑승한 승객 2명이 서울에 도착한 뒤 제주도에 가지 않았다며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는 등 '제주항공'이란 명칭으로 시민들로부터 부산~제주 사이를 운항하는 비행기라는 오해를 많이 받고 있다.
제주항공 측도 김해~김포 노선의 낮은 탑승률이 '제주항공'이란 명칭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제주항공 측은 한 달이나 지난 김해~김포 취항 사실을 적극 알리기 위해 온라인과 신문 광고를 하는 한편 김해공항을 오가는 리무진 버스와 시티투어 버스에도 광고를 실시하고 있다.
또 전경련 회원사와 서울 부산 기업 881개 업체를 대상으로 팸플릿을 발송하는 등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비즈니스 손님 잡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소형항공기의 안전성 문제도 낮은 탑승률의 또 다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18일부터 닷새 동안 항공기가 고장나 엔진을 교체하느라 김해~김포 구간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그러나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기의 안전성은 운항횟수당 사고율로 나타나는데 대형 항공기의 운항횟수당 사망 사고 발생 비율이 미국에서는 보잉이 0.22~0.84이고 콩코드기가 11.36을 기록하는 등 대형항공기가 높은 사고율을 보이는 반면 제주항공에서 운항 중인 Q400기종은 사망사고 발생비율이 0을 기록해 안전하다"며 "최근 운항중단은 안전성 문제가 아니라 항공기의 정시 운항률의 문제"라며 안전성 문제를 일축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10월 예정이었던 부산~제주 노선 취항을 두 달 앞당겨 이달 안에 캐나다에서 들여오는 항공기를 투입해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공항관계자들은 "아직 제주항공이 인지도가 낮아 탑승률이 기존항공사보다 낮지만 노선이 확대되고 제주항공이 올해 말까지 3대의 비행기를 추가로 들여와 모두 5대의 항공기를 운용하게 되면 김포~제주 노선에서처럼 김해~김포 노선에서도 기존 항공사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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