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28 17:58
기고/이운우 울산해운(주) 대표이사
울산신항만이 개발되고 있는 온산항 앞 바다 중앙방파제에 길이 85m 너비 9.2m 높이 16.2m 총 중량 455톤의 아치형 철교가 설치됨으로써 울산항만의 새로운 명물이 등장하였다하여 울산시 언론사와 방송사가 크게 보도한바 있다.
울산신항 중앙방파제 방파호안 길이 500m와 방파제 길이 400m사이 약 100m를 남겨두고 양 방파제를 연결한 이 아치교는 약 3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됐다고 한다.
이 아치교의 설치는 항 내의 오염방지와 항 내와 항 외간의 해수순환을 원활히 하고 방파제와 등대의 손상 시 유지보수 및 관리를 원활히 할 수 있는 이점을 가져온다. 또 일반시민들을 위해 낚시터로 개방돼 시민들이 직접 아치교를 건너면서 신항만을 조망할 수 있어 새로운 경관미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친수공간을 최대한 제공하겠다는 큰 뜻이 담겨있는 듯 하다. 그렇지만 필자의 소견으로서는 회의적인 느낌이 드니 참으로 딱하지 않을 수 없다.
방파제는 방파제의 자체적·실질적 역할에만 치중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 시민들의 친수공간 제공을 염두에 둔다면 방파제가 제 구실을 다 하지 못하고 장차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항만의 안전과 방파제의 역할 !
방파제란 항 내의 수역에 파도와 조류, 해류·파랑(波浪)과 표사(漂沙)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항만외곽시설물이다. 또한 항 내의 정온도(靜穩度)를 유지시켜 항 내에서 선박이 안전하게 정박 또는 부두에 이·접안케 함은 물론 선박이 항상 흔들림 없이 안전한 하역을 완료토록 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이 방파제가 담당하고 있다.
만의 하나, 울산신항만의 방파제가 이러한 중대한 역할을 다 하지 못한다면 어떠한 일이 발생할 것인가 ? 한 번 집고 넘어 가보자.
이 아치교 아래는 약 100m 사이가 펑 뚫려 있다. 이 때문에 외항에서의 해수·조류·파랑 및 강한 파도 등이 용이하게 스며들어 표사가 항 내 또는 부두주변에 침수되고, 침수된 표사로 부두주변의 수심이 갈수록 낮아짐으로 인해, 적정 선박의 이·접안에 큰 지장을 초래할 것 같은 개연성이 다분히 있다. 또한 기상 악화 시 항만의 악재라 할 수 있는 강한 파도, 파랑 및 조류 등이 이 아치교 아래를 통해 항내 부두로 침투함에 따라 발생되는 선박의 심한 롤링(흔들림)현상으로 인해 하역작업을 중단해야 함은 물론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더 악화될 경우 부두에 접안한 선박의 파손 또는 부두손상을 염려해 부득불 선박을 외항으로 이동시켜야 할 일이 빈번히 발생할 것이다.
지금도 울산항의 SK 잔교부두 쪽에는 기상악화 시, 선박의 접안이 불가능함은 물론 접안돼 하역 중에도 하역을 중단하고 선박을 외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는 울산항 동방파제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온산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파랑·파도·조류현상으로 선박의 접안 자체가 불가능 하거나 접안된 선박에 의해 부두가 파손되는, 또한 선박을 외항으로 이동시켜야 하는 일이 빈번하다. 이는 외항에서의 강한 파도·해류나 조류 등이 맞은 편 방파제에 맞 부딪쳐, 그 부딪친 파랑이 다시 호안이나 부두에 부딪쳐, 또 다시 타 부두안벽이나 선박에 부딪치는 파랑이나 너울이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내·외국적 선사들의 울산항 기피 우려 !
울산신항이 완공된 후 표사 제거를 위한 준설공사에 따른 막대한 국고낭비·선박의 롤링으로 인한 하역중단에 따른 수·출입화물에 대한 납기지연·빈번한 선박의 이동에 따른 추가항비 발생 등 이러한 항만의 예상치 못한 악재 때문에 내·외국적 선사들로부터 울산항 기피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가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 아치교 공사 이전에 이런 문제점을 놓고 항만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분석을 거쳐,수차례의 “시뮤레이션” 결과에 따라 이 아치교 공사가 이루어 졌다고 보기 때문에, 필자의 쓸데없는 염려가 단지 기우로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울산항은 개항장이자 국제무역항이다. 내·외국적 선박이 기상악화 시에도 항 내에서 선박의 롤링이나 외항으로 이동 없이 24시간 수·출입화물을 안전하게 하역작업 할 수 있어야만 개항장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고 명실상부한 국제무역항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것이다.
항만당국은 지금도 늦지 않다. 이런 심각한 문제점들을 꼼꼼히 분석하고, 300억원이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새 명물 “울산신항아치교”가 항만관련업계로부터 장차 불행스러운 흉물로 취급당하지 않도록 이에 상응하는 후속조치를 강구하리라 굳게 믿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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