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02 13:04
부산항 최초의 크루저전용 부두가 내년 5월 완공될 예정이지만 터미널 건립계획조차 확정되지 않아 졸속개장으로 인한 '국제적 망신'이 우려되고 있다.
2일 부산시와 부산해양수산청, 부산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영도구 동삼동 매립지에 2003년 12월 부정기 국제여객선(크루저)부두 공사를 시작해 내년 5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이 부두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입국심사와 각종 관광객 편의시설을 갖춘 여객터미널이 있어야 하지만 지난해부터 부산해양청과 부산항만공사가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아직 건립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부산해양청은 여객터미널을 국비로 짓기로 하고 예산을 요청했으나 기획예산처로부터 "항만공사가 발족한 만큼 국비지원은 불가능하다"며 거부당했다.
이에 따라 부산해양청은 부산항만공사가 터미널을 짓도록 요청했지만 항만공사는 정부예산으로 건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
부산항만공사는 국비지원 가능성이 없자 올들어 자체 비용으로 건립하기로 입장을 정리했지만 당초 부산해양청이 계획한 것보다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해양청은 169억원을 들여 2천370여평의 터미널 건물과 승하선 시설 등을 건립할 것을 계획했지만 부산항만공사는 20억원 정도만 들여 최소한의 통관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수준의 터미널을 지을 것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2010년께 부산북항 일반부두 재개발계획이 이뤄지면 그 곳에 대규모 국제여객터미널이 지어질 예정인데다 정부예산 지원도 없는 상태에서 한시적으로 이용할 동삼동 크루저부두에 많은 돈을 들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항만 및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부산신항이 2010년에 완공되고 이후 북항 재개발이 이뤄져 국제여객터미널이 지어지려면 2015년은 넘어야 할 전망이기 때문에 동삼동 터미널은 최소 10년 이상은 사용해야 한다"며 "자칫 졸속으로 지어저 국제적인 망신을 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관계자도 "호화 크루저가 접안할 부두의 터미널이 초라하게 지어질 경우 관광 부산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킬 수 밖에 없다"며 "부산해양청과 부산항만공사가 협의해서 관광객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수준의 터미널을 짓도록 촉구하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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