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벌크화물 이미지가 강했던 인천항이 20년의 세월 동안 컨테이너 항만으로 화려한 변신을 일궜다.
인천항만공사(IPA) 김순철 부사장은 기자와 만나 “인천항의 물동량 점유율이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하고 있다”며 “예전엔 벌크화물이 가장 많았지만 지금은 컨테이너화물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1~2위를 다투고 있다”고 전했다.
IPA에 따르면 2005년만 하더라도 인천항의 최대 고객은 45%의 비중을 차지하던 벌크화물이었다. 액체화물이 39%로 뒤를 이었고 컨테이너화물은 16%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인천항이 처리한 전체 화물 1억4600만t 중 벌크화물 비중은 26%로 뚝 떨어졌다. 반면 컨테이너화물 비중은 36%로 껑충 뛰면서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인천항 컨테이너화물은 2005년 115만TEU에서 지난해 346만TEU로 3배가량 증가했고 올해는 355만TEU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사장은 시대와 산업의 변화를 배경으로 인천항 처리 화물도 점차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의 변화가 원인이라고 본다. 과거 수도권엔 벌크화물을 소비하는 공장들이 밀집해 있었다. 우리나라가 세계의 봉제 기지 역할을 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공장 대부분이 지방으로 내려가거나 해외로 빠져 나갔다. 이런 변화가 항만 물동량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김 부사장은 공사 수입이 앞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IPA는 매출액 1830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을 거뒀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액은 6%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72% 급증했다.
“2020년 공사가 유일하게 영업이익 적자를 낸 적이 있는데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선사들에게 부두사용료를 많이 감면해 준 게 주요 요인이다. 당시 사용료를 200억원 이상 깎아줬다. 공사 지원이 밑거름이 돼서 선사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상 최대 흑자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2027년에 인천신항 1-2단계 부두가 개장하면 매출이 전체적으로 늘어날 걸로 기대하고 있다.”
2022년 59%에서 지난해 67%로 늘어난 부채 비율은 올해 다시 감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부채율이 조금 늘었는데 올해는 골든하버(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배후단지) 매각 부분이 있어서 다시 줄어들 걸로 예상한다. 다만 인천신항 건설 공사에 자금이 소요될 예정이어서 내년 이후 부채비율은 예단하기 어렵다.”
김 부사장은 한중 카페리항로 여객 운송이 완전히 재개되지 않는 것을 두고 “아직까지 북중국(다롄·친황다오·잉커우) 항로에선 여객 수송이 안 되고 있는데 내년 정도엔 개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휴항 중인) 단둥항로는 내년부터 선박 운항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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