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12 17:14
“철도물류 활성화 위해선 물류기지 확충 선행돼야”
철도청, 선로확충에 투자 집중
주요 거점역 창고, 물류센터설치 필요성 커
최근 십여년간 감소 혹은 답보상태에 있는 철도화물 수송량의 확대를 위해 노선 확충등의 네트워크 구축뿐 아니라 물류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할 수 있는 철도물류기지 확충도 필수적이란 지적이 나왔다.
KMI 백종실 연구원은 최근 펴낸 ‘철도물류기지 확충을 위한 투자확대 필요’란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정부는 철도건설 투자액중 일정 비율을 운영부문과 관련한 물류시설에 투자하거나 시설자산의 개량비 중 일정액을 철도물류기지 확충에 투자함으로써 도로중심의 화물수송을 철도로 전환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철도화물 수송량은 지난 70년대부터 90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나타냈으나 91년 철도화물 수송량 중 최고치인 6천120만t을 기록한 이후 98년 4천330만t, 99년 4천210만t을 기록할 때까지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나타냈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간은 4천500만t을 유지하다가 2003년엔 4천700만t으로 4.4%의 증가추세를 보이기도 했다.
철도화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은 91년까지는 석탄으로, 시멘트 수송량을 능가하기도 했으나 92년 이후 현재까지는 시멘트 수송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91년 석탄 수송량은 1천900만t, 시멘트 수송량은 1천680만t이었으나 93년엔 석탄 1천240만t, 시멘트 2천30만t으로 석탄 수송량은 급감한 반면 시멘트 수송량은 크게 증가했다.
시멘트 철도 수송량은 97년까지 2천만t을 유지하다 98년과 99년사이엔 1천600만t으로 감소했으며 2000년부터 1천700만t을 상회해 2002년엔 1천890만t, 2003년엔 1천950만t을 기록했다.
철도 수송량중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컨테이너 수송량은 지난 80년 41만t에서 87년 198만t, 95년 545만t, 2000년 872만t으로 IMF기간에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2002년엔 815만t, 2003년엔 875만t을 기록해 2000년 수준을 회복했다. 커?렝犬? 수송량은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그 수준은 미미하다.
2002년과 2003년의 석탄 철도수송량은 각각 667만t과 712만t으로 2000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광석과 유류 수송량은 93년을 정점으로 각각 463만t, 620만t으로 증가하다가 이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03년엔 250만t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 철도수송화물 중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품목은 시멘트와 컨테이너 뿐이며, 나머지 품목의 수요는 정체 또는 감소추세에 있다.
지난해 4월 고속철도가 개통되기 전엔 주요 간선철도망이 여객중심으로 운영됐고, 경부축상 대전 이북 구간의 선로용량이 상당히 부족했기 때문에 성수기엔 시멘트와 컨테이너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키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또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된 후엔 대전 이북의 일부 구간의 선로용량에 다소 여유가 발생했지만 고속철도가 대구와 부산간 구간엔 기존 노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컨테이너 등 화물열차의 운행횟수를 대폭 증가시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철도부문에 대한 투자는 지금까지 도로부문의 투자에 비해 다소 미흡한 상황이다. 교퉁특별회계 및 공기업 자체조달액을 포함한 교통부문별 투자액을 보면 도로부문의 비중은 95년 63.6%에서 2003년 57.2%로 다소 감소했으나 다른 교통부문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도시철도를 포함한 철도부문의 투자비중은 95년 20.1%에서 2000년 28.4%, 2003년 29.7%로 증가하고는 있으나 아직 도로부문에 비해 그 비중이 크게 낮다. 2004년 6월 개정된 교통시설특별회계법 시행규칙은 계정별 교통세 분담률을 조정했다.
그러나 철도부문의 투자는 일반철도 외에 고속철도 및 지하철 등 광역철도사업에 대한 투자비가 포함돼 있다. 일반철도의 투자비는 전국의 철도노선에 대한 신설ㆍ개량등과 관?립? 예산이고 나머지는 고속철도 또는 일부 대도시의 철도사업과 관련한 투자비로 화물열차의 운행증가를 위한 시설투자 등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총 철도투자비중 일반철도에 대한 투자비 비중은 2001년 51%, 2002년 64%, 2003년 72%, 2004년 73%로 증가했지만, 신설건설, 복선전철, 복선화, 직선화, 철도이설 등 무려 29개 사업에 투입되고 있어 철도물류기지 건설등에 투자할 여력은 미흡한 실정이다.
일반철도부문의 투자는 복선화, 전철화, 직선화, 새로운 노선 건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90년대 초의 노선 건설을 주로 울산항선, 장생포선 등 산업철도의 건설과 과천선, 분당선, 일산선 등 광역철도의 건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또 중앙선, 동해남부선, 경부선, 경전선 등 일부구간의 직선화와 경인선 등 복선화와 비교적 단거리의 철도시설 개량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복선구간은 증가하고 단선구간은 감소해 총 철도영업거리는 지난 70년 3천193km였으나 90년 3천91km, 2000년 3천123km, 2003년 3천140km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철도투자는 여객수송 확대를 목표로 복선화, 전철화, 선로개량 등에 초점을 두고 이뤄졌으며 화물수송을 확대하기 위한 시설투자는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철도청이 이제까지 화물수송을 확대하기 위한 시설투자는 ▲시멘트 수송을 확대하기 위한 중앙선, 태백선, 영동선의 전철화와 주요거점에 시멘트 사일로 건설 ▲컨테이너 수송을 확대하기 위한 의왕ICD 건설, 부산진역CY 정비, 30여개의 소규모 철도CY건설, 주요 컨테이너항 인입철도 건설 ▲일부 산업단지ㆍ시설까지 인입철도 건설 ▲일부 철도역에 물류유통기지 건설 등이었다.
그러나 선로확충 등에 비해 다양한 부가가치 물류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창고, 유통센터, 사일로, 하치장 등 건설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
철도청은 시멘트, 컨테이너, 곡물, 자동차, 종이 등을 처리하기 위한 철도물류기지를 주요 철도역에 설치해 운영해왔다. 시멘트는 의왕역 사일로 기지를 포함한 주요 철도역에 사일로를 설치해 운영중이며, 컨테이너 CY도 의왕역, 부산진역을 포함한 약 30개 철도역에 지정해 운영하고 있으나 비교적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철도청은 철도화물수송을 확대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철도역 주변의 유휴부지를 활용한 물류기지 조성작업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항만, 산업단지, 복합화물터미널 등에 인입선을 건설해 문전수송을 확대하고 남북철도수송과 수도권의 시멘트 수송 등에 대비한 철도물류기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철도청은 지난해 11월 LG전자와 철도수송 활성화 및 기업물류비 절감을 위한 전략적 제휴사업으로 신창원역에 철도물류기지를 개장했다. 철도청과 LG전자는 그동안 육로로 수송되던 창원공장의 LG전자 가전제품을 부산ㆍ경인ㆍ중부지역의 철도물류거점과 연계하고 중장기적으로 남북철도 연결시 유럽ㆍ러시아ㆍ중국 등 국제철도운송에 대비하기 위해 창원공단 배후의 신창원역에 1만3천평 규모의 CY와 CFS를 조성했다.
철도청은 철도물류기지를 제공하고 철도청의 자회사인 코레일로지스와 LG전자의 물류협력사인 광진TLS도 참여했다. 철도청은 신창원역 철도물류기지 준공 이후 1단계로 연간 약 4만8천TEU의 LG전자 수출입 컨테이너를 철도로 수송하고 2단계로 수도권 인근부지에 3만평 규모의 물류기지를 조성해 약 130만t의 국내화물을 수송한다. 3단계로 남북철도 연결 이후 TSR(시베리아횡단철도), TCR(중국횡단철도)을 통한 철도수송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철도청은 철도물류기지 조성으로 철도화물수송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도 철도물류기지를 이용한 수송수단의 다변화와 유럽, 러시아, 중국 등 대륙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국제철도운송의 전초기지를 확보함으로써 향후 물류비용가 리드타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도청은 대하주가 철도를 이용하도록 유인하기 위해 포스코의 냉연제품을 위한 부곡철강유통기지를 2003년말 완공했다. 철도청은 부곡역에 연간 100만t의 철강제품을 처리할 수 있는 냉연철강기지를 운영함으로써 지난해 철강제품의 수송량이 전년보다 10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철도청은 컨테이너화물 수송대상을 기존 수출입화물로만 한정했으나 철도공사화 이후 내수용 컨테이너화물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지난해 8월부터 시범운송에 들어갔다. 철도청은 택배화물 및 신속한 수송이 필요한 국내화물에 적합한 철도연계수송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군포복합터미널에서 부산진역까지 5시간대에 운행할 수 있는 최고속도 120km/h의 고속 내수컨테이너열차를 개발했다. 군포복합터미널 철송장을 24시간 상시 하역서비스가 가능한 체제로 개편하고 (주)코스만물류와 제휴해 하주문전까지 일관운송을 하는 블록트레인을 운영할 계획이다.
철도청은 올해 철도공사화 이후에도 주요 하주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주요거점역에 철도 CY, 시멘트 사일로, 철제품 유통기지 등 철도물류기지를 확충해 철도화물수송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컨테이너운송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부산진역 CY등 주요 거점역을 24시간 상시 하역서비스 체제로 개편하고, 시속 120km인 고속컨테이너열차를 12개 신설했으며 부산에서 발송ㆍ도착하는 컨테이너에 대한 탄력운임제도 시행중이다.
철도청은 남북철도 연결에 대비해 수도권 북부지역에 철도물류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철도청은 남북철도가 연결되고 개성공단 건설사업이 2~3단계로 확대되는 등 남북경협사업이 활성화되면 남북간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수도권 북부지역인 파주와 문산, 도라산 등에 철도물류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철도청은 경의선 등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올해부터 일반화물은 연간 65만2천t, 컨테이너는 6만5천TEU를 운송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러시아와 중국 등 대륙철도와 연결될 경우 2011년엔 이에 대비한 철도물류기지 건설을 위해 파주지역의 복합화물터미널 및 내륙화물기지(ICD)부지, 문산의 경의선 전동차 기지 맞은편 부지, 도라산의 컨테이너 야적장 부지중 적합한 1~2개 지역을 선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파주지역엔 파주LCD 지방산업단지를 비롯한 남북경협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LCD산업단지는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탄현면 금승리 일대 50만평에 건설되는데 올 3월 착공해 내년 6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파주시는 월롱면 덕은리 일대 70여만평에 남북경협산업단지를, 단면과 문산읍 일대 300여만평엔 남북교류협력단지와 배후도시를 조성할 예정이다.
철도청 소유의 국유재산은 철도용지, 선로, 건축물, 차량 등 총 24조원에 달한다. 2003년에 국회를 통과한 철도산업구조개혁 관련법에 따라 이중 건설중인 자산 약 6조원은 지난해 1월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인계했고, 같은해 7월에도 11조원 규모의 철도기반시설과 부지를 건교부에 이관, 건교부는 이 자산에 대한 관리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위탁했다. 이번 이관에서 제외된 역사, 차량 등 철도운영자산 약 7조원은 지난해 7~9월 감정평가를 거쳐 시가로 올 1월 설립되는 한국철도공사에 현물 출자된다.
이같은 철도청의 철도활성화 정책에 대해 백 연구원은 철도화물수송을 확대하려면 노선확충을 통한 네트워크 구축도 필요하나 단기적으로 철도역에 물류센터나 창고를 확충해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느 여건을 조성할 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철도수송이 단순히 거점간 수송만 담당해서는 화물을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물류기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부가가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문전수송서비스를 제공할 때 철도화물수송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
철도화물수송 활대를 위한 운영분야의 시설자산은 시멘트 사일로, CY, CFS, 창고와 물류센터, CY게이트 전산화, CY및 물류센터내 하역장비 등이다. 문제는 철도투자가 선로확충과 개량 등 시설자산에 집중돼 있고 실질적으로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철도물류기지에 대한 투자가 아주 미흡하다는 데 있다. 한정된 투자재원 때문에 철도물류기지 조상사업에 대한 예산이 배정되지 않거나 배정되더라도 규모가 작기 때문에 물류기지 확충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
현재 철도청이 추진중인 주요 철도물류기지 확충과 관련한 사업은 컨테이너 및 시멘트 수송확대를 위한 CY및 사일로 건설등과 관련한 사업이 대부분이다. 성북역의 시멘트 사일로는 지역주민의 민원으로 이전이 불가피하며, 추진중인 경춘선상 사릉역 사일로 기지가 적기에 조성되지 않아 시멘트의 도로수송이 확대될 경우 물류비 증가 및 시멘트 업체의 경쟁력 상실로 슬러그 시멘트의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시멘트 업체들이 사릉역 등 수도권 지역에 사일로 기지의 건설을 추진할 경우 수도권내 신규공장 설립에 따른 민원과 각종 인허가 문제 등으로 적기에 물류기지 확보가 용이하지 않다는 점에서 정부차원에서 철도물류기지 확충을 위해 투자를 확대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백 연구원은 향후 철도역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물류센터, 창고 등을 건설하고 거점역의 경우 필요하면 주변 부지도 매입해 철도물류기지를 조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민간기업이 철도변에 사유지를 매입해 철도물류시설을 설치하고 국가는 인입신을 건설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지가상승과 인허가 및 민원문제로 최근 10년동안 물류시설을 추진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한국철도공사 등이 주도적으로 철도물류기지를 확충해야 한다는 것.
특히 주요 하주와 협상후 1~2년 내에 적기물류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시설투자비 또는 개량사업비 중 일부를 철도물류기지 조성에 투입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백 연구원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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