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15 11:10

산업계, 美 서부항만 사태 후유증 우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 미국 서부항만의 하역작업이 재개됐지만 운항 스케줄 지연, 컨테이너 부족, 운임인상 압력 등 직장 폐쇄에 따른 후유증이 가시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서부항만의 조업재개로 미국 현지에 묶여 있던 국적선에 대한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적선의 귀항이 늦어져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이날 현재 미 서부항만에 대기중인 선박은 한진해운 11척, 현대상선 6척 등으로 이들 양대 선사가 서부항만으로 주 6회 운항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주 2-3회 가량 결항이 예상되고 있다. 또 회항이 늦어짐에 따라 미주로 반출된 빈 컨테이너가 적기에 회수되지 못해 국내에서 선적이 늦어지는 사태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진과 현대는 미 서부항만으로 주당 2만2천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운송했지만 현재 1만 여 개의 컨테이너가 회수되지 못한 상황이어서 이 지역으로 운송되는 컨테이너는 평소의 20-30% 수준인 5천500 TEU에 불과한 상태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경우 빈 컨테이너 부족과 순항 스케줄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현재까지 7천만 달러의 수출차질을 빚은 LG전자도 내달 8일까지 완료해야 할 크리스마스 시즌 화물의 선적을 적기에 맞추지 못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운항선사들의 운임 인상 움직임도 애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무역협회는 전했다.
유럽항로의 운임인상, 한.일 항로의 유가할증료 인상 움직임에 이어 선사들이 북미 항로도 공급부족을 이유로 TEU당 운임을 200달러 가량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협회는 또 부산 컨테이너 야적장을 비롯, 터미널의 화물적체 해소방안과 선박의 입출항 절차 신속화를 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서부항만의 조업재개로 급한 불은 껐지만 최소 6-8주 가량 후유증에 시달릴 전망"이라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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