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9-18 17:42

해운업계 중동원유 수송차질 우려

사상 최악의 동시다발 테러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이 임박하면서 국내 해운업체들이 중동지역 원유수송에 차질을 빚지나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16일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는 미국이 이번 테러의 주범으로 추정되는 오사마빈 라덴을 보호해 온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는 순간부터 원유수송에 크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공습이 시작되면 원유 수송로인 아라비아해가 미 항모 엔터프라이즈호의 공격기지로 변하면서 중동지역의 원유반출이 미군의 호위하에 제한적으로 허용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도 원유반출이 미 군함의 호위하에 이뤄지면서 수송일정이 상당기간 늦춰지기도 했다.
이때문에 당장 17일과 19일 이란과 카타르에서 원유를 싣고 나와야 하는 현대상선[11200]의 경우 그 이전에 미국의 공습이 시작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00700], SK해운 등 중동에 기항하는 해운업체들은 현재 하루 4차례씩 해양부와 비상연락을 취하면서 공습시의 행동요령을 사전숙지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이들 업체가 지난해 한해동안 중동으로부터 실어나른 원유는 총 6억8천700만배럴(약 9천160만t)로, 전체 원유수입량 8억9천400만배럴의 76.8%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별 수입량은 사우디아라비아 2억6천500만배럴, 아랍에미리트연합 1억2천800만배럴, 이란 8천100만배럴, 쿠웨이트 6천700만배럴 등이다.
원유와 함께 LPG(액화석유가스), LNG(액화천연가스) 수입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해 LPG 수입량은 총 467만8천t으로, 이 가운데 83.5%인 390만6천t이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국가에서 수입됐다.
LNG 수입량은 총 1천457만8천t으로, 이 가운데 35%인 510만4천t이 카타르와 오만 등 중동국가에서 수입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공습이 현실화되면 원유수송 중단 등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더라도 어느정도의 수송차질은 불가피하다"면서 "특히 사태가 확산돼 이라크 등까지 공격대상에 포함될 경우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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