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들이 코로나 사태 동안 발주한 선박이 해운시장에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면서 글로벌 컨테이너 선복량이 크게 늘었다.
스위스 MSC, 독일 하파크로이트, 싱가포르 PIL, 씨리드쉬핑 등이 1년 새 몸집을 크게 불린 가운데, 우리나라 HMM은 90만TEU대의 컨테이너선단을 보유한 선사로 발돋움했다.
5대 선사 컨선단 2000만TEU 돌파…11%↑
프랑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해 1월 현재 전 세계 해운시장 컨테이너 선복량은 3146만2000TEU로, 전년 2846만6000TEU 대비 10.5% 늘었다. 1년 새 컨테이너선단이 약 300만TEU 증가하면서 3000만TEU를 넘어섰다.
20대 선사들의 컨테이너선단은 2850만7000TEU를 기록, 전년 2566만TEU에서 11.1% 늘었다. 전년 대비 약 285만TEU 늘면서 2850만TEU를 돌파했다. 점유율 역시 전년 90.9%에서 0.5%포인트(p) 상승한 91.4%로 집계됐다. (
해사물류통계 ‘2025년 1월 세계 컨테이너선사 선복량 순위’ 참조)
MSC, 머스크(덴마크), CMA-CGM(프랑스), 코스코(중국), 하파크로이트, ONE(일본), 에버그린(대만), HMM 등 8대 선사의 컨테이너선단은 2485만5000TEU로 전년 2249만6000TEU와 비교해 10.5% 늘었다. 점유율은 전년과 동일한 79.6%였다.
5대 선사로 범위를 좁히면 선복량은 전년 1826만7000TEU 대비 10.7% 늘어난 2022만8000TEU, 점유율은 64.7%에서 0.1%p 오른 64.8%로 각각 나타났다.
“지난해 MSC 신조선 50척 증강”
선복량 증가를 주도한 1위 MSC는 1년 새 약 73만TEU의 선단 확충을 이뤄냈다. 전 세계 컨테이너선단이 300만TEU 넘게 늘었는데, MSC가 3분의 1가량을 책임졌다. 특히 스위스 선사는 전년 19.7%에서 0.5p 상승한 20.2%의 점유율을 기록, 전 세계 해운시장의 5분의 1을 장악했다. 선복량은 전년 대비 13.1% 증가한 630만4000TEU를 기록했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해 MSC는 1만5400~1만6600TEU급 26척을 포함해 총 50척의 신조선을 인도받았다. 알파라이너는 “MSC는 장거리항로에 투입할 수 있는 범용성 높은 선형을 선대에 추가함으로써 얼라이언스(운항동맹)에 의존하지 않는 서비스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계 2위 덴마크 머스크는 전년 대비 7.2% 증가한 441만6000TEU의 선복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위 MSC와의 격차는 전년 145만TEU에서 새해에 189만TEU로 확대됐다.
20대 선사 중에서 대만 양밍해운을 제외한 19곳이 1년 새 선단을 확충한 것으로 파악됐다. 20곳 중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선사는 싱가포르 씨리드쉬핑으로, 1년 전과 비교해 63% 급증한 20만2000TEU를 기록했다. 순위도 여섯 계단이나 오르며 13위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인 곳은 아랍에미리트(UAE) 선사 에미레이트쉬핑라인(ESL)으로 순위를 네 계단 끌어올리며 20위권에 재진입했다. 새해 UAE 선사의 선복량은 전년 7만4000TEU에서 52% 폭증한 11만1000TEU로, 사상 처음으로 십만 단위의 컨테이너선단을 동원하게 됐다.
또 다른 싱가포르 선사의 선복량 증가도 눈에 띈다. 새해 PIL의 선단은 38만3000TEU로, 1년 전 29만5000TEU와 비교해 30% 늘었다.
HMM과 장금상선, 하파크로이트, 짐라인(이스라엘) 등도 두 자릿수의 선복량 증가율을 보이며 전 세계 선단 증가세를 이끌었다. 특히 HMM은 전년 대비 16% 늘어난 91만TEU를 기록, 처음으로 90만TEU를 돌파했다. HMM은 지난해 1만3000TEU급 7700TEU급 신조 컨테이너선을 우리나라 조선소에서 잇따라 인도받아 컨테이너항로에 투입했다.
이 밖에 짐라인은 양밍해운을 10위로 끌어내리고 순위를 맞바꿔 9위로 올라섰으며, 하파크로이트는 200만TEU대에 첫 진입했다. 하파크로이트는 18.8% 증가한 233만3000TEU, 짐라인은 26% 증가한 78만TEU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대만 양밍해운은 소폭 줄어든 70만6000TEU로 20대 선사 중에서 유일하게 선복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도 한 계단 하락했다.
나머지 국적선사들의 선복량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19위 장금상선은 13% 증가한 13만7000TEU를 기록,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다.
16위 고려해운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15만5000TEU를 기록했지만, 순위가 한 계단 하락했다. SM상선과 남성해운은 각각 9.4% 1.6% 증가한 7만TEU 1만8000TEU를 기록했다. 천경해운과 팬오션은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 밖에 범주해운은 전년과 동일한 7600TEU를 기록했지만 순위가 떨어졌다.
신조발주 MSC·CMA-CGM·코스코 주도
신조 발주는 스위스와 프랑스 선사가 주도했다. 20대 선사의 발주잔량은 전년 645만2000TEU 대비 16.3% 늘어난 750만4000TEU로, 전체 선단의 23.9%를 차지했다.
이중 MSC는 208만1000TEU를 주문, 20대 선사 발주량의 5분의 1을 웃도는 27.7%를 기록했다. 3위 CMA-CGM과 4위 코스코의 신조선 주문량도 각각 114만9000TEU 88만4000TEU인 것으로 파악됐다.
HMM의 선복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HMM은 지난 2023년 HD현대중공업과 HJ중공업에 친환경선박인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9척 발주했으며, 올해부터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7700TEU급 LNG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1척을 올해 1분기 운항할 예정이다. HMM은 컨테이너선 인도가 모두 완료되면 선복량이 약 100만TEU 수준에 이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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