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위 기국 한국 상륙…중국 항비 28% 감면혜택

바하마기국이 한국 시장을 노크한다.

바하마해사청은 지난달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선주사와 조선소 선급 금융기관 해양플랜트업체 등 국내 해운 시장 관계자 16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설명회를 열고 바하마 기국의 장점과 경쟁력을 제시했다.

1995년 설립된 바하마기국은 1450척, 6450만t(총톤)의 선박을 보유한 세계 7위 기국이다. 보유 선종도 다양하다. 유조선과 벌크선이 전체 선대의 44%를 차지하고 있고 시추선 같은 해양플랜트도 15%에 이른다. 이 밖에 여객선 11%, 일반화물선 7%, 냉동선 6%, 자동차선 5%, 컨테이너선 3% 순이다.

올해 1월 벤라인코리아를 대리점으로 지정하고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드웨인 허치슨 바하마해사청장은 국내 고객 설명회에서 바하마기국의 장점으로 중국과 체결한 우대협정, 주요 해운항만당국의 우수 기국 지정, 국제해사기구(IMO) 이사회 활동 등을 들었다.

지난 2003년 바하마와 중국이 상호 해상운송협정을 체결한 이후 바하마 기국은 중국에서 최혜국 대우를 받고 있다. 바하마 국적의 선박은 중국에 입항할 때 항비의 28%를 감면받고 신속한 입항 절차를 보장받는다. 현재 중국에서 우대 혜택을 받는 기국은 바하마와 라이베리아 두 곳뿐이다.

주요 해사당국에서 우수 기국으로 지정돼 있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바하마기국은 유럽항만국통제협의체(파리MOU), 아시아·태평양항만국통제협의체(도쿄MOU), 미국해안경비대(USCG)의 선박안전관리품질인증(Qualship 21) 등에서 저위험국가(화이트리스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허치슨 청장은 파리MOU에선 17년 동안 화이트리스트에 올라 선박 억류 비율이 매우 낮다고 전했다. 

그는 또 기국 운영을 민간기업이 아닌 바하마정부에서 직접 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은 데다 등록 선박의 이익을 적극 대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하마는 IMO 이사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환경 규제 등의 조치에 적극적으로 바하마 선주의 이익을 대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밖에 첨단 온라인 시스템과 세계 주요 네트워크를 활용한 24시간 체제의 등록 업무, 이중 기국 허용, 나용선 등록 등도 큰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바하마기국은 올해 진출한 우리나라를 비롯해 그리스 중국 홍콩 영국 미국 독일 노르웨이 일본 등 15개국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125년 전통의 영국계 해운기업인 벤라인이 대리점 업무를 맡는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