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정점을 찍은 후 점차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공급망 혼란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글로벌공급사슬압력지수(GSCPI)가 지난 2021년 10월 정점에 도달한 이후 2개월 연속 감소했다. 현재 GSCPI는 분석 대상 시기인 지난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4.5를 나타냈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 사태 당시나 태국 홍수 때보다 공급망 혼란이 더 심각한 수준이다.
GSCI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중국의 봉쇄 조치로 급등하기 시작했다. 그해 여름 글로벌 생산활동이 정상화되면서 잠시 하락했다가 4분기 접어들면서 코로나19 재유행과 함께 반등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높은 인플레이션 위협에도 올해부터 공급사슬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회복은 12~18개월 동안 천천히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더 나은 공급 상황과 공장 효율성 향상을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영국 자산운용사 브루윈돌핀 측은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 물가는 연간 7% 증가해 거의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며 “많은 기업들이 오랜 기간 코로나19 상황에 적응하면서 글로벌 공급사슬은 올해부터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모시 피오리 미국구매자관리협회 회장도 인력 자원 및 공급업체 납품 성과의 개선 징후를 주목하면서 공급사슬 회복을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다만 여전히 재고 수준이 낮고 주문 미충족(backlog order)은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급사슬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낙관적 전망에도 국내 수출입 기업의 대다수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공급망 불안에 대한 기업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88.4%가 ‘올해도 지난해의 공급망 불안이 계속되거나 더 악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가장 큰 이유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를 꼽았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는 등 여러 물류대란을 경험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불안이 계속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대책 마련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대책을 세웠는지를 묻는 질문에 ‘세웠다’고 답한 기업은 9.4%에 불과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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