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교역 회복세가 호주항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오랜 침체기를 겪었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부터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 선사 관계자들은 전통적인 성수기를 맞아 수요가 늘어났다고 해석하면서도 예년과 달리 전반적인 경기회복으로 물동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에는 시황이 좋지 못했다. 1월엔 우리나라와 중국의 설 명절 특수가 있었지만 중국발 수출물량이 많지 않아 선복이 남아돌았다. 한국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00달러 전후에 거래돼 중국발에 비해 현저히 낮았지만, 이마저도 높게 보는 화주들이 많았다. 이렇다보니 일부 선사들은 1월 중국 춘절 특수 물량을 대거 싣기 위해 한국발 선복을 줄이기도 했다.
2월에는 춘절 연휴에 따른 물량공백에도 안정적인 운임을 유지했다. 한국 시장은 중국발 물량 급감으로 2월초 일시적인 충격이 있었지만 주로 본선인도화물(FOB화물)과 같은 계약화물이 많아 빠르게 안정화됐다. 3월엔 중국의 수요 회복세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유휴선복이 많이 발생해 한국도 운임이 TEU당 450~600달러 선으로 하락했다.
5월 컨소시엄 재편을 앞둔 선사들은 주판알 튕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기존 ‘NEAX’ 컨소시엄의 회원 선사였던 MOL이 투입했던 선박 한 척을 빼는 대신 5월부터 머스크라인 MSC 함부르크수드와 ‘AAE’ 펜듈럼 서비스로 재편했다. 이 노선엔 머스크라인이 9척 MOL이 3척을 배선하고 있다.
NEAX에서 선박 두 척을 배선하던 OOCL도 컨소시엄을 탈퇴했다. 대신 코스코쉬핑, ANL과 컨소시엄을 맺었던 ‘A3’에 집중하게 됐다. 이들이 이탈한 자리에는 APL 하파크로이트 에버그린이 선박을 배선해 NEAX는 케이라인 에버그린 양밍라인 하파크로이트 APL로 재편됐다.
운임은 시황을 좌지우지하는 중국의 수요 약세가 지속되면서 전월 수준인 400~500달러로 후퇴했다. 운임 하락세는 성수기를 앞둔 7월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8월부터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선사들이 운임을 소폭 인상했다. 중국 수출물량이 급증하면서 선사들은 일제히 해상운임 올리기에 나섰다. 한국발은 매월 GRI를 적용하면서 TEU당 500~600달러 선까지 운임을 끌어올렸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성수기 물량 증가세에 힘입어 9월에도 호조세는 계속됐다. 성수기 수요와 TEU당 300달러의 GRI가 대거 적용되면서 TEU당 700~800달러까지 급등했다. 10월에는 해상운임이 마의 1000달러선을 돌파했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추석 연휴에도 수출화물이 끊임없이 실리면서 운임은 매주 상승곡선을 그렸다.
연말 밀어내기 물량을 앞둔 12월은 지난달에 비해 운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SSE)에 따르면 12월8일(2주차)자 상하이발 멜버른행 운임은 TEU당 1167달러로 전월 10일(2주차) 1309달러 대비 크게 하락했다. 한국발 운임은 15일 현재 TEU당 1100~1200달러선을 형성하고 있다.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은 월초 70~80%까지 급감했지만 중순부터 수요 회복으로 100%를 기록했다. 해운업계가 집계한 한국발 동남호주향 11월 잠정치 물동량은 6400TEU로 전년 동월 약 5700TEU 대비 크게 증가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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