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취항선사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0월 황금연휴에 대비한 밀어내기 물량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100%의 소석률을 기록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던 선사들이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화물유치 경쟁이 치열한 탓에 선사들의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80~90%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당초 선사들은 여름 휴가시즌 이후 기대에 못 미친 소석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까닭에 9월에 어느 정도의 화물이 해운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유치 물동량이 예상보다 적었던 탓에 선사들은 난색을 표했다. 게다가 선사들은 컨테이너 신규서비스가 잇따라 개설되며 화물유치 경쟁이 더욱 가열됐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남은 하반기에도 운임인상(GRI)을 기대하는 건 어려운 상황이다. 운임하락과 화주 이탈만이라도 막아보자는 게 선사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특히 선사들은 그동안 공을 들여온 태국과 베트남 노선에서의 ‘운임 방어’에 사활을 걸겠다는 각오다.
선사들은 10월 연휴를 맞아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에 나선다. 최장 10일의 연휴가 물동량 하락과 직결되므로 휴항을 실시하는 게 낫다는 판단 하에 이뤄지는 것이다. 다만 일부 해운사들은 선대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며 소석률 끌어올리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고정 운항비가 들어가더라도 타 선사로 화물이 이탈되는 건 막겠다는 의도다. 선사 관계자는 “임시휴항을 놓고 동남아 취항선사들 간 보이지 않는 눈치작전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너무 무리하게 배를 뺀 선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역내항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7월 아시아역내항로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2% 증가한 104만TEU로 집계됐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호조로 역내항로의 화물 증가를 견인했다.
1~7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685만7000TEU를 기록했다. 태국이 10% 증가한 9만TEU로 상승세였으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각각 20%씩 증가했다. 베트남도 17% 성장하며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다.
동남아항로 해상운임은 전달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항운교역소(SSE)에 따르면 9월8일자 상하이-싱가포르의 해상운임은 TEU 당 149달러로 한 달 전과 비교해 하락했다. 남은 하반기 선사들이 기대를 걸어볼 만한 시기는 10월 말이다. 10월 연휴 이후 어느 정도의 물량이 쏟아지느냐가 시황 회복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거란 분석이다.
한편 태국 정부는 4곳의 항만 개발을 위해 민간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센티브 정책을 실시한다. 사업 입찰은 올해 안에 진행될 예정이다. 투자자들과 정부 간의 성과공유제 정책 계획이 완료된 뒤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진다. 태국 정부는 재무부에 환원하는 비율을 5%로 축소하고 항만 자산의 1.5%를 연간 매출액에 추가하는 인센티브 정책을 수립 중이다. 재무부는 본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민간사업자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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