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구주항로는 여전히 안정적인 물동량을 보이고 있지만 8월의 초강세와 비교하면 기세가 한 풀 꺾였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발 북유럽지역 취항선사들은 90~100%의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을 보였다.
8월 말까지만 해도 구주항로는 선적예약이 마감되며 활황의 정점을 찍었다. 머스크라인과 CMA CGM를 비롯한 유럽계 선사들은 9월1일부로 20피트컨테이너(TEU)당 1025~1200달러까지 운임을 인상한다는 가이드라인도 발표했다. 구주 취항 선사들은 각 선사마다 기본운임인상(GRI)대신 유가할증료(BAF)와 터미널조작료(THC) 성수기할증료(PSS) 등을 포함한 총 운임을 공지하고 있다.
선사들은 최장기 추석연휴가 10월 첫째주부터 시작돼 9월은 폭발적인 물동량과 함께 운임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9월 들어 물동량이 전월대비 주춤하면서 운임인상은 실패에 그쳤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9월11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유럽항로 운임(현물)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886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지중해항로 운임은 TEU당 791달러를 기록했다. 지중해 항로가 800달러를 밑돈 것은 5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 외국적선사 관계자는 “8월 말까지 중국발 물량이 쏟아지다 9월초 주춤했다”라며 “10월 초 추석을 앞두고 제조업체들이 물동량 밀어내기에 나설 것으로 기대돼 중순부터는 다시 물동량이 늘어나 운임은 다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발 평균운임은 상하이발 운임보다는 소폭 높은 TEU당 100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8월보다는 내려간 수준이다. 작년 이맘때 해상운임이 TEU당 950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소폭 낮다. 지난해는 내리막길을 걷던 운임이 한진해운 사태 여파로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900달러선을 돌파한 바 있다. 선사들은 운임 가이드라인을 TEU당 950~1000 달러대 유지로 잡으며 추석 전까지 운임을 인상할 계획이다.
추석 연휴전 밀어내기 물량 이후 연휴에는 제조업체들의 생산이 중단돼 수출물량 급감이 예상된다. 선사들은 줄어든 수요에 맞춰 선복을 줄이기 위해 한 항차 이상씩 배를 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럽항로가 활기를 띠면서 상반기 물동량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아시아-유럽 수출항로의 상반기 물동량은 795만5000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 증가했다. 6월 한 달 간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6.7% 증가한 140만4000TEU를 기록했다. 이는 4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한 수치다.
선적지별로는 중국발 수출물량이 전년 동월 대비 8.9% 증가한 102만8000TEU로 호조세를 보였다. 주력 수출품은 기계 및 가구침구 철강 등이다. 동북아시아는 일본발이 4.2% 감소한 4만1000TEU에 그치면서 전체적으로 1.3% 감소한 17만3000TEU를 기록했다. 동남아시아는 3.3% 증가한 20만4000TEU를 기록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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