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란 유일한 제품 및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생산활동이다. 계속 진행되는 일반 제조업 생산과는 달리 시작과 끝이 존재하며 모든 노동인력 및 장비와 기자재가 생산 현장으로 이동해온다. 예로는 선박이나 항공기 등의 제품이 있으며 건물, 교량, 인프라 등의 플랜트 건설이 전형적인 프로젝트형 생산에 속한다.
해외 플랜트산업의 지속적 성장
국내 건설업체의 경기 침체 속에서도 해외 플랜트 수주 현황은 완만히 성장하는 추세이다. 2016년 해외건설 수주액은 전년도대비 38% 하락하여 부진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2017년에는 유가 상승으로 중동 산유국들이 미뤘던 공사를 발주할 계획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의 경제 성장에 따른 인프라 설비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플랜트란 발전, 담수, 정유, 석유화학, 항만, 환경설비 시설 등과 같이 산업의 기반시설 또는 생산 시설을 의미한다. 과거 주요 대상이 화공플랜트 중심이었다면 오늘날은 신재생 에너지와 복합발전단지, 교통 인프라 시설로 그 범위와 규모가 확장되고 있다. 지역에 있어서도 중동뿐 아니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베트남의 경우 6%의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국가별 인프라 경쟁력 순위는 134개국 중 97위밖에 되지 않아 ‘기회의 땅’이라 불리며 투자 매력도가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해외 플랜트 시장에 국내 건설사들의 플랜트 수중 비중이 높아지면서 적극적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때 세계 플랜트 시장이 EPC방식 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아 발주자가 전 프로젝트를 건설사에 맡기며 운송계약 등 물류 부분도 건설사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건설사의 E와 C(설계와 시공)뿐 아니라 P에 해당하는 조달과정이 중요하다. 이에 프로젝트 물류가 해외건설의 ‘숨은 조력자’로 떠오르고 있다.
기자재 물류의 안전성과 신뢰성
프로젝트 물류란 플랜트와 같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자재 및 중량물을 현장 일정에 맞추어 수송 및 공급하는 물류다. 화주는 EPC(설계, 조달, 시공)기업이다. 운송 수단은 해외 수주의 특성상 기본적으로 해상운송을 포함하며 포워딩, 엔지니어링, 육상운송, 3국 운송, 하역, 설치시공 등이 수반된다. 프로젝트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현장까지 적시에 도착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비용은 전체 EPC비용의 10%까지 차지하기도 한다. 특히 기반시설 등의 플랜트 공사는 교통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지역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입찰 단계부터 최적의 운송 루트 및 수단을 위한 회의가 필요하다. 때문에 화주기업의 물류업체 선정에 있어서 시장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운송 경험과 기술력이 요구된다.
프로젝트물류 프로세스
주로 물류 기업은 자재와 장비 운송을 맡으며 운송비 원가계산부터 포장, 납기 공정관리 계획을 수립한다. 화주인 EPC업체는 일반적으로 기자재 구매와 제작, 수송 및 용역 등을 담당한다. 내부적으로 제품에 대한 검사가 완료되면 물류기업에 운송 오더를 하여 ▲운송계획 ▲운송실시 ▲수입국 통관 ▲현장운송 순으로 본격적인 프로세스가 시작된다.
운송계획 단계에서는 화물의 중량을 고려한 운송비용을 선정하고 대략적 일정을 수립한다. 또한 수입국 세관 규정을 확인하고 통관에 필요한 선적 서류를 준비한다. 일반적으로 300t 이상의 대형 중량물은 6개월 전부터 사전 계획 수립에 들어가며 현지 출장을 통해 중량물이 갈 수 있는 내륙운송 루트를 사전 조사한다.
해상 운송 실시 단계에서는 선적/하역방식 및 선박의 특징에 따라 Lo-Lo(Lift On Lift Off), Ro-Ro(Roll On Roll Off), Fo-Fo(Floating On Floating Off)로 구분이 가능하다. Lo-Lo방식은 선박의 대형크레인이나 데릭을 이용하여 화물을 선적/하역하는 방식이다. Ro-Ro는 모듈트레일러나 바퀴가 있는 장비를 사용하여 중량물을 굴려서 선적 및 하역하는 방식으로 중량화물 물류시장에서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Fo-Fo는 반잠수식 자항선을 물밑으로 잠수시켜 물에 떠있는 화물을 부상시켜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수입국 통관 단계에서는 항구에 도착한 이후 플랜트의 다양한 품목이 조기에 통관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며 경험이 풍부한 현지 브로커를 섭외하는 경우가 있다. 통관 이후 현지 최종 운송 단계에서는 내륙 및 연안을 통해 플랜트 현장까지 운반된다.
화주 및 물류기업 내 프로젝트물류 전담팀 운영
철저한 사전조사와 리드타임 관리로 적기 운송, 노하우가 요구되는 프로젝트 물류 시장은 특수한 만큼 부가가치가 높아 틈새시장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초중량물을 선적할 수 있는 선박은 한정적이고 리스크가 크므로 진입장벽이 높다. 이에 주요 물류기업에서는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프로젝트 전담팀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협진해운, CJ대한통운, 판토스, 두산 글로넷, 현대글로비스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중 협진해운은 국내 1위 프로젝트 물류 전문 기업으로 국내 플랜트 프로젝트 물량의 70~80%를 수행하고 있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 도어 투 도어(Door-to-Door) 방식의 서비스를 턴키 방식으로 수행하며 풍부한 프로젝트 물류 경험과 인력을 바탕으로 전담팀을 구축하고 있다.
반면 화주인 EPC기업 내에서도 물류 담당팀을 두어 체계적 관리가 이루어진다.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두산중공업의 경우 10여 명으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물류 담당팀이 구축되어 있다. 해당 팀 관계자는 “사업이 워낙 크기 때문에 물류 자체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여겨 ‘프로젝트 물류’라 한다.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조 단위까지 가는데 이를 운송하는 물류만 해도 1000억대가 되기 때문에 별도의 사업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 임소영 대학생기자 sylim753@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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