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남아 취항선사들의 공통 화두는 단연 ‘운임 정상화’였다. 해상운임이 바닥까지 내려간 탓에 몸살을 앓았던 선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운임회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위기감이 고조된 선사들의 강한 의지가 동남아 해운시장에 녹아내리며 해상운임은 오름세로 돌아섰다. 바닥권을 맴돌았던 해상운임은 모처럼 반등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운임회복 성과를 일궈냈던 선사들이 다시 한 번 운임 정상화에 고삐를 당긴다. 선사들은 6월1일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약 100달러의 운임인상(GRI)을 실시한다. 공략 지역은 태국 방콕,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베트남 호찌민 하이퐁 등 4개 항로다. 선사들은 지난해 10월 말 이 항로에서 운임회복 성과를 이끌어낸 바 있다. TEU당 110~120달러의 GRI를 실시, 대부분의 선사들이 인상분을 화주에게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임회복 발판을 마련한 지역에서 선사들은 다시 한 번 시황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어 선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운임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선사 관계자는 “달러 환율 하락, 산유국들의 감산합의 등으로 유가가 5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며 “유가상승을 고려할 때 GRI가 더욱 더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대만항로에서 진행된 GRI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대만 해운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사들이 운임 끌어올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선사 관계자는 “대만선사들의 점유율이 80%에 육박해 GRI가 성공적으로 실시됐다”고 말했다.
올 들어 동남아항로 해상운임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중국발 물량이 아직까지 강세인데다 운임회복에 대한 선사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며 상승세가 꺾이질 않고 있다. 상하이항운교역소(SSE)에 따르면 5월12일자 상하이-싱가포르의 해상운임은 TEU당 183달러로 한 달 전과 비교해 70달러 이상 올랐다. 상하이발 홍콩행 운임 역시 전달과 비교해 10달러 오른 61달러로 집계됐다.
동남아와 우리나라를 잇는 항로 개설소식이 모처럼 들려왔다. 최근 고려해운과 남성해운은 평택항과 홍콩 하이퐁 서커우를 기항하는 정기 컨테이너 노선 ‘IHS1’을 개설했다. IHS1 노선은 평택(토)-인천(토·일)-홍콩(목)-하이퐁(금) 순으로 주 1항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에는 1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이 투입, 주요 취급 화물은 가전제품과 자동차 부품이 수입되며 건축 자재, 스크랩, 설비류 등이 수출된다.
한편 최근 한국과 중국 일본 등에서 필리핀 마닐라로 들어가는 화물에 대한 컨테이너불균형비용(CIC)이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TEU당 CIC는 약 300달러에서 320달러로 올랐다. 선사 관계자는 “필리핀 마닐라로 들어가는 화물은 많은데 나오는 물량이 없어 소폭 올랐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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