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 접어든 호주항로는 이번 달부터 대대적인 컨소시엄 재편에 들어갔다. 컨소시엄은 머스크라인 MSC MOL 함부르크수드의 ‘AAE’, 케이라인 에버그린 양밍라인 하파그로이드 APL의 ‘NEAX’, ANL 코스코쉬핑 OOCL의 ‘A3’로 3강 구도다.
시장에서 눈여겨보는 컨소시엄은 단연 AAE다. MOL이 NEAX에서 선박 한 척을 빼는 대신 AAE 펜듈럼 서비스에 선박 3척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기 때문이다. 화주도 AAE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항로 관계자는 “AAE 컨소시엄 개편으로 핵심 기항지인 시드니 멜버른향 서비스가 좋아지면서 화주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컨소시엄이 순항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해운조사기관 드류리에 따르면 AAE 서비스가 안정화되는 6월부터 극동아시아발 호주향 선복량은 전년 동월 대비 25% 늘어나게 된다.
5월 호주항로 운임은 선복과잉 속에 중국발 물량이 전월 수준을 유지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상하이항운거래소(SSE)에 따르면, 상하이발 멜버른향 운임은 5일 20피트 컨테이너(TEU)당 431달러, 12일 TEU당 419달러를 기록했다.
한국발 운임은 전월 대비 소폭 오른 TEU당 450~550달러 선을 형성했다. 기본운임인상(GRI)이 소급 적용된 덕분이다.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협의협정(AADA)은 1일 한국발 호주향 해상항로에서 TEU당 3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6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을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취항 선사들은 GRI를 실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ADA는 추가 GRI가 7월초 한 차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교역량은 감소세를 거듭하고 있지만 반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드류리는 올 1분기 아시아발 호주·뉴질랜드향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최근 5분기 중 최저치다. 한국·일본발 호주향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 줄어들었고, 뉴질랜드향 물동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 줄어든 영향이다.
아시아발 물동량 중 약 55%를 차지하는 중국발 물동량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중국발 호주향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고 뉴질랜드향 물동량도 8.4% 증가했다.
드류리는 호주항로가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세는 주춤하지만 앞으로도 원양항로에서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호주 경제가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세와 중국의 석탄 생산 감소에 힘입어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호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올린 3.1%로 수정했다. 해운업계가 집계한 한국발 동남호주향 1분기 누계 물동량은 2만3300TEU를 기록해 전년 동기 2만2300TEU 대비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발 호주향 소석률(선복대비 화물적재율)은 지난달과 달리 대부분 90~100%를 기록했다. 한 항로 관계자는 “월초 중국 노동절과 우리나라의 징검다리 연휴로 선복이 남아돌았지만 중순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컨소시엄이 재편된 만큼 앞으로의 선적 추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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