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최근 5년간 베트남 최대 투자국으로 발돋움했다.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책임지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내로라하는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 수출과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다.
베트남 투자청이 집계한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한국 기업들의 누적 투자는 5212건에 총 투자금액은 485억 달러(약 55조7000억원)에 이른다. 투자 건수나 금액에서 일본 싱가포르 대만을 압도했고 막강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중국은 베트남과 원체 사이가 좋지 않아 상위권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 입장에서도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 수출 대상국이고 수입국 중에서는 8위이다. 2014년 12월 타결된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해 12월 20일 발효돼 양국 간 거리는 더욱 좁혀졌다.
이러한 수요에 맞춰 2009년 대한항공은 하노이 화물기 노선취항 후 현재 매일 1~2편의 화물기를 운항중이다. 아시아나 항공 역시 2012년 3월 하노이 화물노선을 취항한 후 현재 노선을 증편해 매일 운항중이다. 그럼에도 몰려드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부족한 정도다. 이러한 수요에 맞춰 외항사들 역시 항공기 기종변경, 증편운항 등을 통해 시장을 넓혀가는 추세다.
그렇다면 이렇게 세계시장이 베트남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베트남이 글로벌 기업들의 제조업 기지로 부상한 데는 복합적인 요소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첫손에 꼽는 건 우수한 노동력이다.
베트남 인구는 9300만명으로 아세안 지역에서 인도네시아, 필리핀 다음으로 인구가 많고 젊은층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2014년 기준 10~24세 인구가 40%에 달한다. 즉 평균연령이 약 30세 정도인 것이다. 이런 젊은이들의 교육수준이 높고 책임감이 강한데다 임금도 아직까지 중국의 절반 수준이니 제조업시장에서의 최고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지리적인 여건도 베트남의 장점이다. 베트남 면적은 한반도의 약 1.5배인데 영토가 남북으로 가늘고 길다. 어디서든 동쪽으로 두어 시간만 달리면 항만에 닿을 수 있다. 도로나 항만, 공항 등 기반시설은 다른 동남아국가들에 비해 잘 갖춰진 편이다. 여기에 정치적으로 안정됐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4월 열린 전당대회에서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당서기가 연임을 했다. 이는 당분간 친 기업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을 거란 의미이다.
베트남 붐은 언제까지 유효할까.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베트남도 한도에 이르면 제3의 국가가 제조기지의 역할을 이어받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베트남 투자의 전성기는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임충현 대한상공회의소 베트남사무소장은 “보수적으로는 5년, 적어도 10년은 이대로 갈 것이란 의견들이 많다”며 “한계상황은 오겠지만, 업종 별로 차이가 있어 섬유 등 노동집약적 제조업은 보다 빨리 그런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몇 년간 불붙은 우리 기업들의 ‘베트남 러시’도 언젠가는 한계상황에 도달할 것이다. 베트남도 인건비가 오르고, 토지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 기업들은 제 4의 제조 기지를 향한 출구에 대한 모색도 도모해야 할지 모른다.
< 김은아 대학생기자 everafter41@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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