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이 있는 파란만장한 인생. 한류통 김건엽 대표를 인터뷰하면서 느낀 생각이다.
김건엽 대표는 20대 초반 군대를 전역하고 택배기업 대리점 소장을 맡으면서 물류 현장에 발을 들였다. 열심히 뛴 결과 차량도 늘고, 수익도 많이 올랐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았으나, 그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사촌의 권유에 따라 뉴질랜드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것. 물류에 이어 유통까지 발을 담근 셈.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현재도 뉴질랜드에 지점을 꾸준해 낼 정도로 호황을 이루고 있다. 사업을 벤치마킹한 유사업체가 생겼을 정도란다.
하지만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뉴질랜드 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큰 꿈을 품고 원자재 무역에 손을 댔으나 시련이 찾아왔다. 경제적인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밥도 못 먹고 다닐 정도였단다. 사업이 급격하게 기울면서 그는 고난의 시기를 견뎌야 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원자재 무역을 하면서 삶의 쓴맛을 보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대출을 받아 작은 사무실을 얻어 새롭게 사업을 시작했어요. 해외에 체류하면서 한류사업의 가능성을 엿봤거든요. 중국 및 동남아시아에 부는 한류열풍을 지켜보면서 사업성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외국인들에게 한류와 관련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팔로워가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한류통이 보유한 웨이보(중국판 페이스북)의 중국인 SNS 팔로워는 약 12만명, 여기다 업무제휴를 맺은 왕홍(중국의 인터넷 스타) 등을 통해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적으로 중국인 왕홍을 발굴, 육성하면서 엔터테인먼트사업까지 영역을 넓혔다.
한류통은 ‘한국의 유통’, ‘한류에 통달하다’라는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다. 한류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모으고, 이들에게 상품을 유통하겠다는 의도다. 그래서 고안한 아이디어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면세품 당일배송 서비스다.
“중국 여행객이 짐을 많이 들고 다니면서 불편을 겪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중국인들이 한국을 여행할 때 느끼는 불편함 중 하나가 ‘쇼핑’이라는 통계자료도 있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외국인들의 여행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 생각한 게 면세품을 구매대행하고, 당일 배송하는 것이었습니다.”
한류통은 ‘쇼핑은 한류통에 맡기고 여행에 집중하라’는 문구를 내걸고 중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면세품 구매대행과 당일배송 퀵서비스를 결합한 사업모델을 내놨다. 배송지는 여행객이 머무르는 게스트하우스로 정하고, 지역 퀵서비스와 협업해 약 5000원의 가격으로 당일배송을 구현했다. 쇼핑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결제는 중국인이 많이 사용하는 ‘알리페이’와 연동시켰다.
한류통의 전체적인 사업은 온라인 홍보와 엔터테인먼트, 유통과 물류가 골고루 결합됐다. 따로 떼어놓고 보면 연관성이 떨어질 수 있으나, 각각의 사업을 융합하면서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김건엽 대표와 직원들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꿈꾸다
김건엽 대표는 회사를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야근이 없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회사를 마치면 브라질 유술(주짓수)을 배우러 다닌다. 직원들에게도 각자 취미 하나씩을 갖고 자신의 삶을 즐기길 권하고 있다. 연말에는 시세보다 적은 금액으로 자사 주식을 매입하고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제도인 ‘스톡옵션’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복하게 살아야죠. (직원들이)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도 즐겼으면 합니다. 그래서 일터를 즐거운 곳으로 느꼈으면 좋겠어요. 아직 출범한 지 1년이 안됐는데, 종종 전문분야에 있는 분들께서 저희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해요.”
인복도 따랐다. 주변에 그를 돕겠다며 자처한 이들도 많았고, 크라우드펀딩 업체인 ‘와디즈’에선 한류통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다양한 측면에서 도움을 줬다. 또 한 자산가는 그의 열정과 인품을 높게 평가해 마포에 위치한 사무실을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했다.
그는 젊은 시절 고난을 겪으며 많은 경험을 많이 쌓았다. 지금도 한류통 사업을 준비하면서 서울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를 사방팔방 쫓아다닐 정도로 발품을 많이 팔았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한류통도 이제 조금씩 자리를 잡아나가는 단계다.
“얼마 전 직원들과 워크숍을 다녀왔습니다. 직원들에게 나랑 함께 일하면서 행복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직원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게 제 경영철학이자 목표입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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