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는 9월까지 2%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1~9월 한일간 해상항로 물동량은 137만1000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3만9000TEU에 견줘 2.4% 증가했다. 수출물동량은 2.8% 늘어난 77만9700TEU, 수입물동량은 1.8% 늘어난 59만1300TEU로 집계됐다.
직교역화물(로컬화물)만 보면 53만5300TEU로 0.1%의 증가세를 보였다. 사실상 정체상태를 보인 셈이다. 수출은 0.6% 감소한 28만1300TEU, 수입은 1% 늘어난 25만4000TEU였다. 선사들은 제지나 자동차부품 등 대부분의 수출화물들이 약세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수출화물 부진은 일본 아베정권 이후 표면화된 엔저 현상의 영향이 크다. 그렇다고 수입이 기대만큼 늘어나는 것도 아니어서 선사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 6월12일 885원을 최저점으로 최근 1060달러대까지 올랐으나 2012년의 1500원대에 비하면 여전히 크게 낮은 수준이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24만5100TEU로 7.7% 감소했다. 수출 8.1% 감소, 수입 7.3% 감소 등 수출입 모두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한진해운 사태로 피더화물의 약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리나라를 거점으로 아시아역내지역과 일본을 연결하는 환적화물은 9.6% 늘어난 59만700TEU를 기록했다. 수출 10.2% 수입 8.6%의 양호한 성장률을 보였다.
분기별로 보면 2분기만 다소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을 뿐 1분기와 3분기엔 호조를 띠었다. 1분기는 3.9% 늘어난 45만6600TEU, 2분기는 0.9% 늘어난 46만6800TEU, 3분기는 2.5% 늘어난 44만7700TEU였다. 다만 3분기 실적을 월별로 들여다보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7월이 9.5% 늘어난 15만8600TEU로 호조를 보인 반면 8월은 0.5% 감소한 14만6700TEU, 9월은 1.6% 감소한 14만2300TEU에 머물렀다. 첫 달만 높은 증가율을 보인 뒤 두 달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한 것이다.
선사들은 올해 6기(11~12월) 선적상한선(실링) 93%는 보수적으로 정한 결과 물동량 약세 기조에도 불구하고 무난한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 특히 예년과 달리 연말에 일본 기업들이 모두 근무할 것으로 보여 세밑 물량 감소도 우려되지 않는 상황이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엔저로 수출화물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수입화물이 늘어나 줘야 시장이 활기를 띨 텐데 일본 공장이 대부분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면서 수입화물마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현재 일본 내 남아 있는 공장은 자동차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시장상황을 전했다.
한일항로 운임은 견고한 모습이다. 주력항로인 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 및 한신(고베·오사카) 지역은 선적상한제(실링제도)의 든든한 지원으로 20피트 컨테이너(TEU) 당 160달러 선이 유지되고 있다. 거기다 유가할증료(BAF) 125달러를 비롯해 터미널조작료(THC) 등의 부대운임을 모두 받고 있어 전체 운임 수준은 높은 편이다.
지방항도 모지 50달러, 센다이 110달러, 도마코마이 130달러, 니가타 70달러 등 운임공표제 도입 이후 인상된 운임 폭이 지켜지고 있다. 선사들은 장기계약화주들을 대상으로 한 운임 인상에도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