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등 8개 LCC는 지난 5월 16일 '밸류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국내외 저비용항공사(Low Cost Carrier ‘LCC’)들이 동맹(얼라이언스)을 맺으며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LCC는 구조적 특성상 대규모 자금 조달이 어려워 자체적으로 덩치를 키우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비슷한 규모의 LCC들이 모여 노선을 확대하는 등 파이를 키워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월 홍콩익스프레스 등 4개사는 ‘U-FLY’라는 동맹체를 결성했다. 이는 저가항공사끼리 연합한 세계 최초 사례다. 이들 4개사 모두 중국 대형항공사인 하이난항공 계열사다.
지난 5월에는 싱가포르항공의 자회사인 스쿠트(Scoot)와 타이거(tigerair)항공이 관리운영 부서를 하나로 통합‧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스쿠트항공은 주로 장거리 노선을 운항했고, 타이거항공은 단거리 노선에 주력해왔다. 타이거항공은 동남아시아 시장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누적 적자상태다. 이로 인해 2014년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 설립한 자회사를 청산한 바 있다. 이번 통합으로 두 회사의 세일즈, 마케팅 노하우를 공유해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측된다. 싱가포르 차이공항에선 공동 체크인 카운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두 기업은 최초의 다국적 LCC 동맹인 밸류 얼라이언스(Value alliance)에 가입했다. 밸류 얼라이언스는 지난 5월 8개 LCC(스쿠트항공, 타이거항공싱가포르, 타이거항공오스트레일리아, 세부퍼시픽항공, 제주항공, 바닐라에어, 녹에어, 녹스쿠트)가 설립한 항공 동맹이다. 이들 업체는 규모나 서비스 수준의 차이로 인해 전통적인 항공 동맹인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 원월드(One world), 스카이팀(Sky Team) 등에 가입하기 어려웠다.
▲자료 : 코트라 자료 재인용
박범준 싱가포르무역관에 따르면 8개 항공사가 각각 보유한 항공기, 좌석공급, 취항지, 그리고 노선은 ‘빅3(에어아시아, 라이온에어, 젯스타)’ LCC 보다 훨씬 적으나, 이번 동맹을 통해 경쟁할 만한 규모를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8개 항공사는 서로 간의 정보 공유를 통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프라, 서비스 등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밸류 얼라이언스는 ABB사(Air Black Box Asia Pacific)의 기술을 이용해 승객들에게 다른 회원사의 항공편도 손쉽게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다른 회원사의 좌석 및 기내식, 수하물, 보험 등 부가서비스도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출 전망이다.
밸류 얼라이언스가 보유한 항공기 수는 ‘에어아시아’와 ‘라이언에어’에 비해 다소 적으나, 취항지 수와 자회사 수는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밸류 얼라이언스가 에어아시아 및 라이언에어와 경쟁할 만한 좌석공급을 갖추기 위해서는 중형기 도입, 중거리 노선 취항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빅3 항공사 대비 낮은 인지도도 넘어야 할 벽으로 지목된다. 또한 수하물 연결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것도 약점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이번 동맹을 통해 각 회원사의 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범준 무역관은 “국내 항공사인 제주항공 역시 이번 동맹을 통해 인지도 향상 및 홍보비 절감이 기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4일 ‘2016 하반기 사업계획’을 통해 인기 노선을 대대적으로 증편하고, 180여석 규모 항공기 3대를 추가로 들여오며 선제 투자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이는 LCC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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