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선복과잉과 운임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동남아항로는 2월에도 그 분위기를 이어갔다. 치열한 화물집하 경쟁으로 인해 동남아항로의 해상운임은 바닥수준을 보이고 있다. 선사들의 소석률도 지난해에 비해 약 5~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재작년부터 활발히 진행된 선사들의 서비스 강화는 올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 2014~2015년 1분기 취항선사들은 베트남, 태국 등을 중심으로 항로개척에 나선 바 있다. 선사들의 잇따른 서비스 강화로 해상운임은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 이러한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선사들은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꽉꽉 들어찬 선복 때문에 올해는 서비스 개설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운임이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물동량 신장세가 계속되면서 선사들은 숨통을 틔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상황이 달라졌다. 수출 물동량은 3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수입은 소폭 성장하는데 그쳤다.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월 동남아항로의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은 19만10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만4503TEU와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 수출 물동량은 전년 대비 6% 후퇴한 9만6461TEU를 기록했다. 수출실적이 하락세로 돌아선 원인은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해 온 한국발 베트남행 물량이 최근 들어 부진했기 때문이다.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의 설비자재 물량이 줄어든 게 실적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수입은 3.8% 증가한 9만4539TEU로 집계됐다. 베트남 수입이 전년 대비 20% 고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반면 대만과 필리핀, 싱가포르는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수출 실적이 쪼그라들었지만 베트남의 향후 전망은 밝다. 최근 영국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은 베트남 성장률 전망치를 6.6%에서 6.9%로 상향 조정했다. 이 은행은 베트남 경제가 제조와 건설업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외국인 투자확대가 이를 뒷받침할 것으로 평가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대기업 물량 감소로 수출실적이 악화됐지만, 베트남은 여전히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올해도 베트남 수출입 화물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초 동남아항로의 해상운임은 낮은 상태를 유지했다. 2월5일자 상하이-동남아시아(싱가포르)의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83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에 비해 약 10달러 하락한 수치다. 홍콩항 운임은 지난달과 큰 차이없는 55달러를 유지했다.
한편 지난 25일 홍콩에서 아시아역내항로협의협정(IADA) 가입 회원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선주회의가 개최됐다. IADA가 주최하는 선주회의는 매년 분기마다 혹은 2~3달에 1번씩 열려왔다. 이번 회의에서는 아시아역내 시장 현황에 대한 점검과 운임인상(GRI)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 추진했던 운임회복의 성과가 미진했다”며 “1분기 내 TEU당 100달러의 GRI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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