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는 다른 항로에 비해 1월 비수기 여파에서 다소 비켜난 모습이다. 취항선사들이 선제적으로 선적상한선(실링)을 다잡은 덕에 운임하락을 막을 수 있었다.
선사들은 한국근해수송협의회를 중심으로 새해 1기(1~2월) 실링을 82%로 정했다. 지난해 6기(11~12월)에 비해 7%포인트 축소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94%에 비해선 무려 12%포인트나 강화됐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해운시장이 곤두박질 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링을 조인 덕에 각 선사들은 1월 한 달 할당 선복을 모두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2월 설 연휴로 물동량이 약세를 띠더라도 물동량 유치 걱정을 덜 수 있게 된 셈이다. 선사들은 여차하면 운임인상까지도 도모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일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수출 150달러대 안팎, 수출 50달러대 안팎이다. 수출항로 운임은 한 달 전 180달러선까지 올랐다가 새해 들어 150달러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한일항로는 기본운임뿐 아니라 유가할증료(BAF)와 터미널할증료(THC) 등의 부대할증료를 모두 받고 있기 때문에 다른 근해항로에 비해 여건이 썩 좋은 편”이라며 “현재의 운임 수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사들은 아울러 원양선사들이 화주인 피더화물에 대해서도 운임회복에 나선다. 원양항로 부진의 영향으로 피더운임은 지난해 반토막 나다시피 했다. 선사들은 최저운임제(MGL)를 도입해 피더운임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선사 관계자는 “선사마다 운임 수준이 다 달라 인상수준을 특정하긴 어렵지만 대략적으로 30~50달러가량 인상 효과를 볼 것 같다”고 전했다.
한일항로 물동량은 11월까지 164만TEU를 기록, 0.5% 감소한 가운데, 수입물동량 비중이 갈수록 높아져 선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일본 아베정권의 엔저 영향으로 수입물동량은 성장, 수출물동량은 감소한 까닭이다. 지난해 1~11월 수출입 물동량 점유율은 56대 43으로, 1년 전의 57대 42에서 격차가 2%포인트 줄어들었다. 특히 직교역화물(로컬화물)은 점유비가 큰 변화를 보였다. 11개월간 로컬 수출입화물은 각각 34만8700TEU 31만500TEU로, -8.1% 6.2%의 증감을 보였다.
그 결과 점유율 격차는 2014년 56대 44에서 53대 47로 급격히 좁혀졌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수출항로 운임이 높은 한일항로 특성상 수출화물 감소는 선사들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새해에도 이 같은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한중이나 동남아 등 인근 항로의 부진과 맞물려 선사들 경영난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일항로 기간선사들은 일본 지방항 제휴에 나섰다. 고려해운 흥아해운 남성해운은 1월부터 부산-센다이항로에서 서비스제휴에 들어갔다. 단독운항하던 서비스를 공동운항 체제로 전환함으로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센다이항로에서 서비스 품질 제고와 비용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사냥한다는 전략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