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동남아항로는 선사들의 서비스 개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취항선사들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를 대상으로 서비스 개설에 박차를 가했다. 잇따른 서비스 개설은 선사들의 집화경쟁으로 번졌다.
지난해는 선복량 증가 우려에도 불구, 수출입 물동량이 크게 상승하며 선사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동남아항로의 상황은 지난해와 비교해 180도 달라졌다. 수출입 물량 상승세가 크게 둔화된 데다 선사들의 서비스 개설이 꾸준히 이어졌다. 국적선사 외국적선사 너나할 것 없이 선복 맞교환(스왑) 방식 등으로 선복량을 늘렸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석유화학제품,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수출 품목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선복이 워낙 많이 늘다보니 선사간 경쟁이 무척 치열했던 한 해였다”고 말했다.
올해도 동남아시아에서는 베트남항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우리나라와 베트남을 오간 컨테이너 화물은 올해 11월까지 13개월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베트남을 제외한 나머지 항로의 물량 증가율은 지난해의 상승세와 비교하면 더딘 모양새다.
동남아항로의 수입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10여년 만에 하락반전하며 약세를 보였다. 2000년대 초 이후 약 2~5%의 성장을 거듭했지만 올해 5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 올해 11월 동남아항로의 수출입 물동량은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동남아정기선사협회에 따르면 11월 동남아항로 수출입 물동량은 19만5721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만2000TEU에 견줘 3.1% 감소했다. 1~11월 누계 수출입 물동량은 213만2503TEU로 1년 전 같은 기간 212만858TEU와 비교해 0.5% 증가했다.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베트남항로지만 운임 수준은 녹록지 않다. 올해 동남아항로 취항선사들은 떨어진 운임을 회복하고자 고군분투했다. 선사들은 그중 베트남항로를 시작으로 전방위적으로 운임을 올리고자 노력했다. 타 항로에 비해 국적선사들의 점유율이 높아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개설된 서비스가 워낙 많아 GRI 시도는 무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선복교환, 공동운항 등을 중심으로 플레이어(선사)의 수가 많아지며 어려운 시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들어 비수기를 맞은 동남아항로의 해상운임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선사들의 GRI 계획은 매번 수포로 돌아갔다. 12월11일자 상하이-동남아시아(싱가포르)의 운임은 TEU당 97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200달러에 근접했던 운임이 반토막났다. 홍콩항 운임 역시 55달러로 약세시황을 연출했다.
과거의 높았던 운임에 비하면 올해도 약세가 지속되며 선사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특히 베트남과 홍콩, 태국의 해상운임은 올 들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사 관계자는 “현재 동남아항로의 상황을 얘기하자면 하향 안정화로 보는게 맞을 것 같다”며 “선사들이 똘똘 뭉쳐 GRI를 실시하거나 노선을 줄이지 않는다면 어려운 시황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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