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8-18 10:22
최근 몇년새 미주, 구주항로에서의 해상운임과 부대요율의 인상이 러시를
이루고 요근래에는 항공운임이 들먹이면서 해운선사, 항공사와 하주들간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하주들은 외환위기를 넘기면서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
으나 각종 운임들이 오르면서 물류비 부담이 커져 우리 상품의 가격경쟁력
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울상이다. 물류비중에서 해상운임 등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커 하주들은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요즘에는 대한
항공이 유가인상등을 내세워 항공운임을 인상할 계획을 발표하자 하주협의
회와 복합운송협회는 모임을 갖고 이와관련해 대책회의를 갖는 등 부산했다
. 결국 항공사는 9월 16일부터 10~15%의 인상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져 향후
그 실효성이 주목된다.
지난 98년부터 구주나 미주항로에서의 운임인상은 한해에 수차례씩 단행되
고 있어 하주들의 반발이 예전과 같지 않다.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해상, 항
공운임 인상의 저지를 위해 하주협의회를 정점으로 강력한 대응력을 보이고
있어 관심을 사고 있다.
하주들의 이같은 반발에 대해 해운업계나 항공업계도 할말은 많은 듯 싶다.
우선 유가가 폭등함에 따라 운항비가 급격히 증가해 채산을 맞추기 위해선
어쩔수 없이 기본운임이나 부대요율을 별도로 올려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 적자를 봐가며 취항할 수 없다는 지적이고 보면 충분히 이해도 간다. 그
러나 당장 이같은 인상조치에 휘청되는 수출입업체들은 최근의 운임인상이
해도 너무한다는 입장이다.
1년에 한차례정도 인상하는 것은 인건비 상승이나 물가상승, 그리고 부대적
인 유가상승등을 고려할때 불가피한 점은 인정하고 있으나 한해에 수차례
기본운임을 올리고 유가할증료를 별도로 받는 해운업계 행위에 대해 불만이
가득하다. 더구나 피크시즌 차지라 하여 한창 성수기에 부대요율을 적용해
하주들은 스페이스 잡기에 열을 올리고 피크시즌차지를 별도로 주는 이중
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운임인상이 단행되면 가장 타격을 받는 것이 중소하주들이다. 대형하주들은
이미 SC(하주우대계약)를 체결하여 당시의 운임을 적용받는 것이 관행처럼
돼 있는데 반해 물량이 적은 중소하주들은 그때 그때 수출을 해야하므로
인상된 운임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선사의 경우를 보면 운임을 수차례 인상하고도 선복이 과잉인 경우 속빈강
정처럼 운임인상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집화하기에 바쁜 상황이 전개되기
도 한다. 한근협 회원사들은 강력한 풀제에 의한 집화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최근들어 선복과잉에 의한 집화경쟁이 치열해 일부 품목에 대해 운임인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계자의 얘기다. 따라서 한근협의 감사가 강화되
고 있다는 것이다. 감시 체제가 강력한 한일항로가 선복과잉으로 이같이 집
화경쟁이 심해 운임시장이 혼탁해 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한중항로, 중동항
로나 동남아, 호주항로 등 선복과잉현상이 심한 항로의 운임시장 혼탁은 충
분히 예상된다. 북미항로와 구주항로의 경우는 선복이 과잉상태이지만 물량
이 워낙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한해에 여러차례 운임인상이 가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무튼 운임인상으로 해운·항공업계와 무역업계간의 힘겨루기가
최근들어 심화되고 있으나 양측은 한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는 점에서 서로
타협하고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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