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부터 좋지 못한 시황을 연출한 동남아항로는 연말까지 그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10월에 이어 이달에도 물동량 상승세가 한풀 꺾인 동남아항로는 운임마저 상승기류를 타지 못하고 있다.
동남아정기선사협회에 따르면 10월 동남아항로 수출입 물동량은 20만4099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만1941TEU에 견줘 소폭 늘었다. 한국발 동남아시아향 컨테이너 화물은 지난해 10월 10만3008TEU에서 1.7% 증가한 10만4731TEU를 찍었다. 동남아시아발 한국향 화물도 0.4% 상승한 9만9368TEU를 기록했다.
수출입 모두 플러스 성장을 일군 항로는 베트남이다. 한국발 베트남행 컨테이너 화물은 전년 동기 26% 폭증한 3만1321TEU를 찍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실어나른 컨테이너 화물 역시 22% 성장한 2만9053TEU로 집계됐다.
수입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을 제외한 모든 항로에서 마이너스 성적를 냈다. 특히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실어나른 화물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향한 컨테이너 화물은 3212TEU로 지난해 10월 4187TEU 대비 23% 곤두박질 쳤으며, 태국에서 한국으로 실어나른 화물 역시 1만1485TEU로 전년 동월 1만3853TEU 대비 17% 감소했다.
수출은 한국에서 인도네시아로 향한 물량이 1년 전에 비해 22.7% 감소한 1만1075TEU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물량의 변동폭이 크진 않지만 선사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낮다. 동남아항로에 뱃머리를 대는 선사들이 연초부터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잇따른 서비스 강화로 동남아항로는 올해 2분기부터 현재까지 약세 시황을 나타내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저유가로 마진을 남긴 선사들이 동남아로 눈을 돌리며 연초부터 서비스가 늘었다”며 “1분기에 선복이 늘지 않았더라면, 2분기에 시황이 그나마 나았겠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고 밝혔다.
올해 동남아항로 취항선사들은 떨어진 운임을 회복하고자 고군분투했다. 선사들은 그중 베트남항로를 시작으로 전방위적으로 운임을 올리고자 노력했다. 타 항로에 비해 국적선사들의 점유율이 높아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개설된 서비스가 워낙 많아 무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항로의 해상운임은 전방위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11월13일자 상하이-동남아시아(싱가포르)의 운임은 TEU당 184달러로 집계됐으며, 홍콩항 운임은 64달러를 기록했다. 과거의 높았던 운임에 비하면 아직도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선사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운임인상(GRI)이 어렵자 선사들은 11월부터 입·출항 터미널 핸들링 차지(THC)를 인상했다. 부대운임을 높여 전체 비용을 커버하려는 취지다. 선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개정 후의 평균 징수액은 오픈탑 컨테이너, 프렛 랙 컨테이너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4만원, 리퍼 컨테이너가 21만3천원이다. 이전에 비해 약 1만5천원이 올랐다. 선사 관계자는 “물량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저운임 악재까지 계속되고 있어 THC를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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