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기준 국내 화물운송업체의 총 매출액은 2009년 대비 24.9% 증가한 140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국내 화물운송업 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2009년 해상운송시장이 크게 위축됐지만 지난 십년간 연평균 증가률이 10%에 달할 정도로 양호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육상운송 58조6천억원(41.8%), 해상운송업 40조8천억원(29.1%), 항공운송업 21조원(14.9%), 기타운송서비스업 19조9천억원(14.2%)의 매출 규모를 보이고 있다. 육상운송업 및 기타 운송서비스업 시장은 수 많은 영세사업체들이 경쟁하면서 2013년도 업체당 평균매출 규모는 각각 1억8천만원 및 8억5천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물류업체의 경쟁력은 물류 네트워크 및 물류 서비스 범위 등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항공·해상운송업을 제외한 일반 화물운송업체들의 물류경쟁력은 영세한 사업규모로 인해 전반적으로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물류산업 분석보고서를 통해 육상운송, 3자물류시장과 포워딩, 택배산업을 진단했다. 한기평은 화물운송 경쟁력 약화를 국내 물류산업이 지입차량 위주의 수직적·다단계 사업 구조에서 영세 중소 물류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국내 물류기업들은 주로 국내 물류 서비스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대기업 물류 자회사들의 해외진출이 일부 이뤄지고 있으나, 현지 내 물류 네트워크 형성 및 현지 서비스보다는 우리나라와의 수출입 물류를 대행하는 수준이며 기업규모, 서비스 범위 및 품질, 국제화 역량 등의 측면에서 글로벌 물류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계약물류(Contract Logistics)라고도 불리는 3자물류(3PL)는 화주가 전문 물류기업에게 원자재 조달에서부터 유통업체 및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의 수배송, 보관, 포장, IT, 항만하역, 수출입 통관 업무 등을 일정 기간 이상 총괄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물류의 전 과정을 모두 대행하기는 어려워 이중 2개 업무 이상을 위탁받아 운영하면 3자 물류업체로 인정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기존 물류업체와 3PL 물류를 분류하기가 쉽지 않아 정확한 시장규모를 파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3PL 시장 확대 가능성 높아
한국무역협회의 기업물류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물류비/매출액 비중은 2005년 9.7%, 2007년 9.1%, 2009년 8.4%, 2011년 8.0%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내 기업의 국내 물류비는 6.5%로 일본기업의 4.9%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물류전문기업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증가함에 따라 제3자 물류 비중이 2002년 25.7%에서 2012년 59.6%로 증가하고 있으나,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사실에 기인한다.
국내 물류시장은 지입차량을 운영하는 영세 중소운송업자의 비중이 높아 종합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보다 안정적인 물류 서비스를 원하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경우 2PL 물류기업을 중심으로 자가물류를 선호해 왔다.
그러나 물류업체들이 점차 대형화, 전문화되면서 3PL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물류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3PL 또한 물류시장 규모 추이에 동행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물류 아웃소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3PL을 중심으로 물류전문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포워딩 사업, 경쟁은 높고 수익성은 낮아
화물운송주선업(Forwarding)은 일반적으로 운송주선인(Forwarder)이 운송 수단을 직접 소유하지 않은 채 운송을 위탁한 고객의 화물을 인수해 수하인에게 인도할 때까지의 집화, 입출고, 선적, 운송, 보관 등의 업무를 주선 또는 수행하는 사업을 말한다.
주선업은 일반적인 계약물류에 비해 경쟁이 심하며 제3자 물류업체의 업무영역 확장에 따라 쉽게 경쟁이 확장될 수 있다. 또한 고객인 화주의 대체비용이 작고 화주의 협상력이 커서 포워더의 마진이 낮게 책정된다. 고정 영업자산을 필요로 하지 않아 고정비용은 적게 들지만 이를 통한 서비스 차별화가 어려워 인적 서비스가 중요한 차별화 요인이 되고 있다.
물류산업의 대표적인 장치산업인 국내 택배시장은 지난 20년간 대형 택배업체를 중심으로 인프라 구축 및 IT 부문에 대한 투자와 함께 서비스 개선 노력을 지속해 왔다. 이와 더불어 홈쇼핑 및 온라인 쇼핑시장의 급성장이 택배시장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2011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로 꾸준히 시장규모를 확대해 왔다.
택배시장 성장에도 평균단가 지속 하락
택배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택배의 평균단가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서비스 차별화가 어려운 택배시장의 특성으로 인해 다수의 중소형업체들을 포함해 치열한 가격 경쟁이 전개됐기 때문이다. 국내 택배시장의 평균단가는 1997년 택배시장에 대한 규제완화 이후 우체국택배와 CJ GLS 등과 같은 대형업체는 물론 중소업체들의 시장 진입에 따른 과열경쟁이 가속화되면서 1997년 박스당 4,732원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1999년 4,000원 이하로 하락한 이후, 2005년 3,000원대가 붕괴됐으며 2010년에는 2,504원까지 하락했다. 2011년에는 전년대비 소폭의 반등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2012년 이후 CJ대한통운이 주도적으로 가격경쟁을 재개하면서 택배평균단가는 다시 소폭 하락하고 있다.
택배요금의 구성을 살펴보면, 개인택배(C2C) 평균요금인 4,000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약 30%의 집화수수료다. 그리고 지역 물류센터나 허브센터로 이동하는 간선차량 운송비 6.3%, 물류센터에서 화물 상·하차 및 분류에 들어가는 비용 7.5%, 배송수수료 25%로 구성되며 그외 임차료, IT시스템 구축, 수선비, 직영운영비, 간접비, 판매비 등 기타 비용이 15.5%를 차지한다.
이러한 비용을 제외한 5.7% 가량이 택배업체의 마진이 된다. 전체 택배물량 중 이러한 개인택배 비중은 10%로, 나머지 90%를 차지하는 기업택배(B2B, B2C)의 경우 집화수수료 16%, 배송수수료 36%, 기타비용 44%로 구성되며 택배업체 마진은 3%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택배시장은 CJ대한통운, 한진, 현대로지스틱스, 우체국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사들이 나머지 시장에서 점유율 유지를 위해 경쟁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4년 CJ대한통운의 시장점유율은 38%로 2013년 CJ GLS와의 합병 과정에서의 마찰로 점유율이 다소 하락했으나 2014년 들어 시스템 보완에 따른 원가 절감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면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가고 있다.
한진 및 현대로지스틱스의 경우에는 이러한 경쟁여건 속에서 수익성 및 효율성 개선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 동남권터미널 입점을 통해 수도권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단가 인상을 위한 화주와의 협상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농협의 택배업 진출이 논의되고 있고 전국 단위 네트워크망을 갖춘 농협이 택배업에 본격적으로 들어올 경우 우체국택배 및 농어촌 물량을 상당수 처리하던 중견 택배업체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베이, 쿠팡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물류센터를 확장하면서 자체 전담배송 체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미국 아마존의 유통-물류 결합 트렌드를 모방하는 것으로 배송서비스 및 배송속도를 향상, 관리하려는 전략이다. 신규업체의 택배업 진출과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자체 배송 증가 등 최근의 환경 변화로 택배시장의 경쟁은 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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