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물류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물류기업이 베트남 현지 기업과 합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세계은행이 발표한 물류경쟁력지수(Logistics Performance Index, LPI)에 따르면 베트남은 전체 160개 국가 중 48위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3년간 두드러지게 성장한 수치다.
정상현 코트라 하노이무역관에 따르면 베트남은 1만7000km의 도로와 3200km의 철도, 4만2000km의 수로, 55개의 항구와 20개의 공항을 통해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3200km에 달하는 해안선 덕분에 세계 주요 무역로의 접근성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베트남 물류산업은 ▲다국적 합작투자 기업 ▲국영기업 ▲민영 합작투자 기업으로 구분된다. 다국적 합작투자 기업은 3PL과 같은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며, 베트남 내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국영기업은 베트남 내 화물 운송과 포워딩 서비스를 주력으로 한다. 민영 합작투자 기업은 대부분이 소규모 자본을 가진 형태이나, 향후 해외 고객들을 상대로 3PL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다국적 기업과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베트남의 물류산업은 2007년 WTO 가입과 동시에 개방의 속도를 높였다. 이때부터 베트남에 합작 투자형 물류기업 설립이 가능해졌으며, 2014년 1월부터는 추가적인 시장개방을 통해 순수 외국인 소유의 컨테이너 선적 및 양화 서비스, 스토리지 및 창고 서비스, 운송 대행 서비스에 대한 기업 설립이 허가됐다. 다만 컨테이너 하역 서비스 및 도로 운송 서비스 분야는 베트남 기업과 합작 투자를 하는 조건으로 제한됐다.
베트남 물류협회에 따르면 베트남의 신규 물류기업 수는 2007년 800개 수준에서 최근 1000~2000개 수준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중 베트남 기업은 전체 시장에서 25%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 내 주력 외국계 물류기업은 싱가포르의 APL로지스틱스, 독일의 하파그로이드, 일본의 NYK 등이다. 이들 외국계 기업은 3PL과 4PL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반면 베트남 현지 기업은 2PL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이다. 또 현지 기업들은 대부분 영세하고 소규모 형태로 시설이 열악한 상태다.
저온물류시장 성장 가능성 높아
한편 베트남에서 유망한 잠재 성장 분야는 저온물류시장이다. 저온물류시장은 향후 기후 통제 물류로 분류되며, 이 분야는 2008~2012년 사이 4배 성장했다.
베트남 교통부에 따르면 베트남의 물류관련 지출은 전체 예산 중 20%를 차지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인다. 또 통관절차와 운송인프라의 미흡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통관상의 절차 및 각종 규제 시행령 등은 진출 지역 내 물류기업들의 운영비용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베트남 내 운송사업자들이 통관 지연으로 지불한 추가 운송비는 연간 총 1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2020년까지 1억8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번거롭고 불규칙적으로 적용되는 정부 규제 ▲운송수단 개발 계획의 저평가 ▲운송업자들과 물류 서비스업자들 간 공공연한 지연 회피용 웃돈 관습 ▲인프라 구축에서의 수요 공급 불균형 등이 베트남의 물류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베트남은 지난 7월 3일 베트남 총리령으로 1012/QD-TTg를 발효했다. 이는 전국 규모 물류센터 시스템 구축 기본계획을 2020년까지 시행할 것을 승인하는 것이 골자다. 이 기본계획의 목적은 2020년까지 연간 24~25%의 성장률로 3PL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고, GDP 비율 10% 도달에 일조한다. 아웃소싱 물류 비율 40% 유지, GDP 대비 물류비용을 18%로 감소한다. 또 2030년까지 연간 3PL 서비스 성장률을 34~35%로 올리고, GDP 비율 15% 도달, 마지막으로 GDP 대비 물류비용을 15~17%대로 감소하는 계획이다. 이 계획은 국제 컨테이너 운송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남북지역에 적절한 규모를 가진 물류단지를 설립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더불어 산업지구 수출 목적 생산 지구 부근의 소매시장과 물류센터 활성화를 목적으로 대도시 내의 유통센터 개발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 물류기업 합작형태로 베트남 시장 진출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동남아시아의 전략적 지형에 위치해 있으며, 허브나 클러스터 등 환적의 중심지로서 물류 서비스 인프라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잠재력이 높다. 최근 베트남은 세계무역으로의 통합 과정에서 다수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및 협정 단계에 진입했다. 수출입량도 크게 증가했다.
또 지난해부터 베트남의 물류시장은 해외투자기업에 대한 대규모 개방을 시행했다. 이는 국내 물류기업에도 긍정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동방로지스틱스, 하이로지스틱스, PTV로지스틱스 등 국내 기업을 포함한 다수의 물류기업이 이미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있고, 이들은 베트남 현지 회사와 합작투자 방식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한국기업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현지기업과 합작하는 형태다. 베트남의 대다수 물류기업은 2PL 사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외국기업과의 합작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수한 서비스 제공하는 기업들이 주요 관심대상이다.
정상현 코트라 하노이무역관은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 기업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합작 기회를 찾을 방법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현지 기업들은 한국 기업들에게 없는 현지 전문가와 시장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며 “따라서 베트남에서 물류기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베트남 내 물류 협회들과의 관계를 확립하고 적절한 파트너를 물색해야 한다. 베트남 물류기업 협회는 회원인 베트남 기업들과 한국 기업들의 만남을 주선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한국 기업들은 시장 지식과 업계 인맥 등을 비롯해 통관 절차 등과 같이 특수한 물류 기능을 수행하는 지역 물류 서비스 제공 업체들과의 접근을 꾀할 수 있다. 이러한 지역 정보는 수출입 과정 활성화와 베트남 내 기업 경쟁력을 보유하는데 필수 요소다”고 강조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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