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역내항로에 기항 중인 선사들의 해상운임이 최근 곤두박질치며 어두운 시황을 연출하고 있다. 유럽항로를 중심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투입되면서 수급밸런스가 악화된 이후 마지막 캐스케이딩(선박 전환배치) 지역인 아시아역내항로에 선복이 집중되면서 운임시황 침체가 표면화되고 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아시아역내항로에 33루프(98척)의 선복이 추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형적인 수급밸런스 악화로 선사들은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시아역내항로에 개설된 33루프에서 1000~2000TEU급 컨테이너선이 절반 이상이나 배선하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역내항로에서 비교적 거리가 먼 항로에는 2000TEU급 컨테이너선 27척이 투입됐다. 사이즈가 가장 큰 선박은 북중국과 부산,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서비스(NPS)를 진행 중인 홍콩선사 OOCL의 4500TEU급 컨테이너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초에 NPS서비스를 시작한 OOCL은 기존 2500TEU급에서 4500TEU급으로 선박을 대형화했다.
최근 유럽항로를 필두로 1만8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투입됨에 따라 연쇄적으로 기존 선박이 다른 항로에 전환 배치되고 있다. 전환배치의 영향으로 파나막스급(4천~5천TEU급) 컨테이너선이 아시아역내항로에 투입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투입선형의 대형화와 루프수의 증가로 선복량이 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역내항로의 운임은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항운교역소(SSE)가 정리한 6월12일자 상하이발 컨테이너 운임지표는 싱가포르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81달러, 일본은 97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에 비해 싱가포르는 약 30%, 일본은 70% 감소하며 운임이 대폭 하락했다. 선사 관계자는 “태국항로 등의 운임하락이 현저하다. 특히 수출화물은 집하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공컨테이너의 회송비용을 밑도는 최저운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협의협정(IADA)이 정리한 4월 아시아역내항로 물동량은 지난해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돼 선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1~4월 아시아역내항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468만TEU를 기록했다.
일본발 화물은 59만9천TEU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0.4% 줄었다. 엔저상태가 계속되고 있으나, 물동량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중국발 화물은 순조로운 편이다. 화북발이 7.6% 증가한 53만3천TEU, 화중발이 5.9% 상승한 51만7천TEU, 화남발도 1.3% 성장한 4만2천TEU다.
최근 각 선사는 늘어난 수요를 배경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동남아 각국에서는 싱가포르발이 12.4% 증가한 23만4천TEU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말레이시아발도 8.1% 성장한 28만TEU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발도 9.3% 증가한 24만 6천TEU였다. 태국발은 1.6% 증가한 41만2천TEU, 베트남발은 3.2% 증가한 31만7천TEU로 집계됐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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