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스타그룹이 물동량 난을 겪고 있는 가포신항의 백기사로 나섰다. 팬스타라인닷컴의 1만1820t급 화물페리선 <산스타드림>호는 지난 21일 오전 8시 가포신항에 처녀 취항해 총 82TEU의 화물을 실은 후 세 시간 뒤 출항했다. 이날 고속화물페리선이 수송한 화물은 지난 1월30일 가포신항이 정식 개장한 뒤 처리한 전체 컨테이너 화물(108TEU)의 76%에 해당한다. 부산 신항에서도 화물을 선적한 <산스타드림>호는 이날 컨테이너 147TEU, 벌크화물 50t, 버스 1대 등 만선 상태로 일본 도쿄항으로 뱃머리를 향했다. 선적화물엔 진로소주 53TEU도 포함됐다. 진로 김인구 대표이사는 가포신항 개장식 날 안상수 창원시장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마산항 이용을 확대하고 있다.
팬스타그룹의 화물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강상인 상무는 김현겸 회장을 비롯해 전사적으로 가포신항 활성화에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마산아이포트(가포신항)가 개장 이후에도 물동량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팬스타가 들어가서 활성화시켜야만 다른 배들이 들어온다고 판단해 취항을 결정했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일본 건설기계업체) 고마쓰 화물을 마산항(4부두)을 통해 수송해 왔어요. 이번에 PCC(자동차전용선) 항로를 마산아이포트에서 열게 된 거죠.”
주3항차 고속화물페리노선 경쟁력 UP
팬스타는 앞으로 주 3항차로 가포신항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화요일과 금요일 주 2회 가포신항에 입항하는 노선이 운영된다. 화요일과 금요일에 마산에서 화물을 하역한 뒤 부산을 들른 후 일본 서안지역으로 넘어가는 코스다. 전체 노선은 마산-부산(이상 화·금)-쓰루가(수·토)-가나자와(목·일)-마산 순이다. 별도로 토요일에 마산과 부산을 취항한 뒤 월요일에 도쿄, 화요일에 오사카를 잇는 노선도 선보인다. 팬스타의 결정으로 가포신항은 일본을 잇는 풍부한 정기노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마산과 도쿄와 오사카에서 당일 화물 반출입이 가능하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팬스타는 기존 재래선 서비스보다 2~4일 가량 운송기간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비를 절감에도 크게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창원시 인근에 위치한 화주들이 부산항을 이용할 때 드는 육상물류비 10만~15만원을 아낄 수 있는 데다 창원시와 경상남도로부터 20피트 컨테이너(TEU) 1개 당 5만원의 지원금을 별도로 받을 수 있다. 컨테이너당 최대 20만원까지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창원 인근 지역의 화주들이 부산까지 오면 비용이 많이 들지 않습니까? 마산아이포트를 이용하게 되면 수송기간이 단축될 뿐 아니라 저희 선박 특징상 당일 반출이 가능해 화주들의 물류프로세스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해요. 도쿄 세관의 협조를 얻어 도쿄항에서 당일 반출 시스템을 구축했어요. 한국에서 금요일 저녁 늦게 생산한 화물을 월요일에 일본 도쿄에서 받아볼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렇다보니 농산물 등의 반응이 매우 좋아요. 월요일 아침 도쿄항 도착 화물이 화요일 새벽에 도쿄 오오타(大田) 시장에서 경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전용선석 마련해 서비스 안정성 확보
팬스타그룹이 가포신항 활성화를 위해 전용부두를 확보했다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팬스타그룹은 가포신항 3번선석을 임대받아 운영 중이다. 선박관리 자회사인 팬스타트리는 지난해 12월24일 마산항 하역면허를 취득했으며 원활한 항만 운영을 위해 (주)한진 출신의 항만물류전문가인 김준석 부장을 영입했다. 팬스타는 개장식 당일 왈레니우스 선박을 초청해 진행한 입항 테스트를 성공리에 마쳐 화주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일본측 화주들이 마산아이포트에 들어간다고 하자 처음엔 우려를 나타내더군요. 원활한 하역이 이뤄질 지 걱정하는 눈치였죠. 저희가 항만 운영 전문가를 스카우트해서 직접 하역을 하고 운영을 한다고 하니 믿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마산의 하역담당자들을 초청해 오사카, 가나자와 하역 현장을 견학할 계획입니다. 컨테이너와 LCD(액정표시장치) 원판, 건설기계, 대형프레스기기 등 민감화물의 선적 작업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화주의 요구에 대응하고 안정성과 정시성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강 상무는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면 마산항이 과거 처리한 컨테이너 실적은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마산항은 지난해 적재 컨테이너 2700TEU를 처리했다. “물류비가 저렴하다보니 창원지역은 물론 대구나 구미지역 화주들도 신설항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마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빠른 시간에 마산까지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조만간 구미 소재 일본계 화주인 N사 대표이사를 만나 물류비 절감 방안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오사카와 쓰루가에서 유리 원판을 들여오는 업체인데, 마산으로 수입하는 방법을 제안할 생각이에요.”
강 상무는 자사 한중일 쾌속물류서비스인 PKLB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PKLB는 중국발 일본행 화물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물류상품이다. 스다오페리를 타고 군산에 도착한 화물을 트럭으로 부산이나 마산으로 운송한 뒤 팬스타페리를 이용해 일본까지 보내는 방식이다. 강 상무는 일본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화물의 PKLB 이용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역PKLB 루트다. 중국에서 드물게 당일통관이 가능한 스다오항을 이용하는 PKLB는항공을 이용하던 긴급화물들에 어필하고 있다.
“일본에서 중국 산둥성으로 수출되는 긴급 LCD 원판의 역PKLB 수요가 늘고 있어요. 한 달에 80~100TEU의 화물이 (역PKLB로) 움직이고 있죠. 스다오를 이용하는 저희 서비스는 칭다오에서 끌어올리는 경쟁노선보다 물류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서 일본 화주들의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필름종류나 유리 LCD 등 항공을 주로 이용하던 화물들이 총 운송시간이 40시간으로 이틀이 채 안 걸리는 데다 운임은 항공의 5분의 1 수준인 저희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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