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상 비수기를 벗어난 아프리카항로는 3월에 뚜렷한 물량 증가를 보이지 않았다. 주요 수출품인 중고차와 석유화학제품 물량이 올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이더니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사들의 해상운임도 쉽사리 인상되지 못하고 있다. 3월 선사들은 아시아-서아프리카 노선에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600달러의 운임인상(GRI)을 인상키로 했지만 시장에 적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선사 관계자는 “운임이 많이 내려가 있어 인상해야할 때인데, 선복이 차지 않아 운임회복을 놓고 고민 중”이라며 “서아프리카항로는 운임이 형편없는 수준까지 내려갔다”고 토로했다. 최근 한국발 서아프리카행 평균 운임은 1500달러선 밑으로 떨어졌다. 2000달러 수준을 지켰던 예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올해 아시아에서 서아프리카로 향하는 선사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의 선박 캐스케이딩(전환배치)와 신규 터미널 개장으로 선복량이 더욱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동항로와 동남아항로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항로에도 최근 대형 컨테이너선이 잇따라 투입되고 있다. 서아프리카 노선을 기항하는 선박수는 줄었지만 선복량이 오히려 늘고 있는 것.
남아프리카항로 또한 중국에서 나오는 물량이 줄며 선사들의 고민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3월부터 상황이 나아져야 하는데 선사들의 잇따른 투입으로 인해 올해는 시황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유가하락과 아프리카 경제 변수도 현지 바이어들의 구매력 저하로 이어지며 선사들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주요 교역국인 나이지리아는 석유 부문이 재정수입과 수출의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원유가격 하락은 재정 적자의 바로미터로 작용한다.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나이지리아의 재정수지 비중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는 -2.2%,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2.3%로 적자 기조 유지를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미국 정부는 셰일오일의 수출을 허용하면서 유가하락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하락이 아프리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에볼라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아프리카는 통화 불안정이라는 고질적인 변수를 늘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남아공 물류회사인 트랜스넷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니쿠라항에 2개의 컨테이너 선석을 최근 신규 개장했다.
이번 개장으로 니쿠라항의 선석은 기존의 2개에서 4개로 증가됐으며 하역능력은 기존의 80만TEU에서 220만TEU로 확대됐다. 향후 니쿠라항의 대형 컨테이선의 하역시간 감축이 기대된다. 트랜스넷은 니쿠라항을 아프리카의 환적 허브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이스턴케이프주에 향후 7년간 약 2억4390만달러를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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