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은 호주 항로가 뜻밖의 물량 호조로 웃음짓는 시기다. 이에 따라 호주항로를 취항하는 정기선사들은 1월15일 예정했던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0달러의 운임인상(GRI)을 최대한 성공시키기 위해 적용 시기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운임 올리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작년 한해 정기 선사들은 올리면 떨어지는 운임 때문에 GRI를 선뜻 시도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계속된 저유가 현상으로 화주들이 선사 측에 운임 하락을 요구하면서 선사들은 GRI 공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상하이-호주·뉴질랜드 노선의 운임은 지난해 12월31일 TEU당 614달러, 1월9일 TEU당 650달러로 여전히 600달러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발 운임의 경우 차이는 조금 있지만 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1월 중순 기준 한국발 호주 노선의 물량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소석률이 95%를 넘으며 선복을 꽉꽉 채우고 있다. 일부 선사들은 이미 2월말 선적 예약까지 끝마쳤다.
한국-호주 노선은 전통적으로 1월 물량이 많다. 성수기인 7~9월과 비슷한 물량 수준을 보인다. 지난해 호주항로의 총 물동량은 6만6900TEU로 연평균 5800TEU를 수송했다. 2014년 1월의 물동량은 6300TEU로 평균 월별 수송량보다 높았으며 월별 물동량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중국발 호주 노선 역시 2월 중순 설 연휴를 앞두고 수출 물량이 몰려 오랜만에 아시아-호주 노선은 호조를 누리고 있다. 이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선사들은 2월초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GRI를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300달러를 모두 적용하진 않더라도 50~100달러 정도의 운임 회복은 이루겠다는 것. 호주항로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2월 GRI는 침체된 운임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밝혔다.
1월이 지나가고 나면 정기 선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예정된 ‘비수기 프로그램’을 통해 선복량 조절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지난해 효력 없는 GRI로 골머리를 앓아야 했던 정기선사들은 7월 성수기가 오기 전까지 2월 GRI 성공과 선복량 조절에 총력을 다해 운임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편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 협의협정(AADA)은 2015년 연간 GRI 계획을 발표했다. 상반기에는 1월15일 예정됐던 GRI를 포함해 4월1일, 5월15일의 세 차례가 예정돼 있다. 하반기에는 성수기인 7월, 8월, 9월, 10월에 연달아 GRI를 시도한다. 모두 TEU당 300달러가 계획돼 있다. 그러나 이 GRI는 올 1월처럼 시황에 따라 연기되거나 잠정 미뤄질 수도 있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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