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물류업계는 리스크 예측·관리 능력이 필수로 자리 잡았다. 정보기술(IT)을 물류와 접목한 기업들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을 점치며 업무를 효율적,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솔루션을 내놨다.
해운물류 IT기업 서프컴퍼니의 한지성 이사는 공급망관리(SCM) 전문 전시회인 ‘SCM 페어 2024’에서 “글로벌 대기업을 제외하고 선사와의 중장기 계약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하반기 시황을 예상했다. 해상 운임에서 할증료(Surcharge)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최근 단기 운임이 속출한 데 주목했다. 그는 운임 추이를 분석하며 “선사들이 기본 운임은 낮게 유지하되 시장 상황, 유가, 파나마운하 할증료, 위험부담 비용 등을 외부 변수로 두고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내다봤다.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는 이제 글로벌 시장이 물류 재고를 줄이려는 추세가 아니라고 해석했다. 한지성 이사는 “팬데믹 이후 전통적인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적정 재고를 최대한 많이 보유하고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면서 “70~80년대 일본 도요타가 재고를 최소화해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성공한 이후 많은 기업들이 이를 벤치마킹했지만, 이제는 안전 재고를 관리하면서 수익을 챙겨야 리스크를 덜 것”이라고 말했다.
▲서프컴퍼니 한지성 이사가 SCM 페어 부대행사로 마련된 콘퍼런스(SCM 서밋 2024)에서 발표하고 있다. |
‘SCM 페어 2024’는 지난 9월4일부터 3일간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킨텍스 1전시장 1·2홀에서 열렸다. 물류 전 과정에 관여하는 국내외 기업·기관 450여곳이 참여해 스마트 물류 기술과 공급망 관리 솔루션 등을 제안했다. 스마트 물류센터를 구성하는 자동화 로봇·시스템 기업, IT를 더한 물류 솔루션 기업이 주를 이뤘다. 전시 기간 중 4일과 5일에는 각각 스마트 SCM 솔루션, 물류 네트워크 DX(디지털전환)·디지털 유통 솔루션을 주제로 콘퍼런스가 진행됐다.
참여 기업 가운데 종합물류기업인 로지스올은 계열사의 핵심 역량을 모은 전시 부스로 눈길을 끌었다. 한국파렛트풀, 한국컨테이너풀의 물류 장비를 전시하고 로지스올컨설팅, 엔지니어링, 시스템즈 3개사의 첨단기술 물류 솔루션을 소개했다.
무인으로 운영된 부스에는 작업자의 허리 근력을 보조해 생산성·안정성을 높이는 웨어러블슈트가 전시돼 행사장을 찾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스마트 보냉 컨테이너 ‘코콘(COCON)’과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RRPP(글로벌 재사용 플라스틱 팰릿)’, 접이식 IBC ‘폴드팩(FOLDPAC)’ 등도 로지스올이 전략적으로 출시한 물류기기들이다.
올해 SCM 페어는 5G 특화망(이음5G) 분야 전시회인 PNT 페어와 동시에 개최됐다. 주최 측은 다음해 열릴 제5회 공급망 전시회는 전국 산업단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신규 전시회와 함께 동시 개최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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