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한중 해운회담이 열릴 예정이어서 회담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중 양국은 9월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중국 칭다오에서 해운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2019년 7월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열린 26차 회담 이후 5년 만이다. 올해 해운회담에선 컨테이너선 항로 개방과 한중 카페리선 선령 제한 완화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5년 전 회의에서 한중 양국은 기존 컨테이너선 항로에 선박을 추가 투입하는 사안은 화물적재율(소석률)을 기준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하고 ‘세부 기준’을 차기 회담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해운회담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구체적인 소석률 기준 등을 아직까지 확정 짓지 못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한중항로 채산성이 매우 열악한 점을 고려해 신규 항로 개설 후유증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소석률 기준을 최대한 높게 설정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30년으로 정한 한중 카페리선 선령 제한 문제도 의제로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회담에서 한중 양국은 선령 30년에 도달한 카페리선은 한중항로에서 퇴출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진천국제객화항운의 <천인>호가 지난 2020년 인도에서 폐선됐다. 하지만 카페리선사들은 30년 선령에 도달하는 선박들이 늘어남에 따라 선령 규제를 완화해 주길 바라고 있다.
선령 제한이 조만간 도래하는 선박은 진인해운의 <신욱금향>(1995년 11월 건조), 연운항훼리의 <자옥란>(1995년 8월), 대인훼리의 <비룡>(1996년 2월), 범영훼리의 <자정향>(1996년 7월), 위동항운의 <뉴골든브리지V>(1997년 2월) 등 5척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선박 안전 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선령 제한 완화 논의가 선사들의 바람대로 전향적으로 협의될지는 미지수다.
한중항로 시황은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물동량은 소폭 성장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9만2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27만7500TEU에서 4.6% 성장했다. 수출화물은 3% 늘어난 9만4100TEU, 수입화물은 4% 늘어난 17만7200TEU,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16% 늘어난 1만8800TEU를 각각 기록했다.
한중항로 물동량은 올해 들어 2월을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 성장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다만 주요 수출 화물인 합성수지(레진) 화물은 감소세를 보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7월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레진 물동량은 38만t으로, 지난해 같은 달 39만t에서 3% 감소했다.
수출 운임은 강보합세를 띠었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8월 평균 부산발 중국행 수출항로 운임(KCCI)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53달러를 기록, 한 달 전 52달러에서 소폭 상승했다. 올해 4월까지 30달러대에 머물렀던 한중항로 월간 운임은 5월에 40달러를 넘어섰고 7월엔 지난해 8월 이후 1년 만에 50달러를 돌파했다. 주간 KCCI는 7월22일부터 4주간 53달러를 유지하다 8월19일 52달러로 하락했다.
지난달 정점을 찍었던 수입 운임은 소폭 하락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8월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62달러를 기록, 전달의 165달러에서 2% 내렸다. 선사들은 수출항로에서 기본운임과 함께 징수하던 15만원의 터미널할증료(THC)를 분리 징수하면서 운항 채산성은 크게 개선됐다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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