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산업 탈탄소 목표를 달성하려면 중소선사 지원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1일 한국해운협회와 영국해운협회(UK Chamber of Shipping)가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카프리룸에서 공동 개최한 「2050 넷제로와 녹색해운을 위한 금융의 역할」 세미나에서 한국수출입은행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전 세계 상선대 중 약 90% 이상이 석유 연료를 사용하고 있어, 2050년까지 넷제로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해운산업이 2050년 탄소 배출을 제로화하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대형 선사뿐 아니라 중소형 선사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금융·해운·조선 간 소통과 정부의 정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 ‘해운산업 전환의 촉진’을 주제로 발표한 영국해운협회 카트리나 로스(Katrina Ross) 정책국장은 “지속가능한 공시(Sustainability disclosures)는 탄소중립을 위한 첫 번째 단계로 기업, 투자자, 정부 등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면서 “온실가스 가격 책정(GHG pricing)이 화석 연료와 대체 연료 간의 비용차이를 좁혀 친환경 기술에 대학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수한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된 패널 토의에서 한국유조선사협회 박성진 회장은 “대부분 1만5000t 미만의 중소 유조선들은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규제를 시행만 할 것이 아니라, 규제를 이행하기 어려운 중소형 선사에 대한 명확한 지원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KDB산업은행 배재진 팀장은 “중소형 선사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마련이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향후에는 2050 넷제로 달성을 위해 선박금융 심사 시, 기후영향 리스크, 탄소배출량 등 친환경적인 요소를 평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해양진흥공사 배종윤 팀장은 “중소형 선사들의 경우, 현재까지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상황으로 인해 친환경 연료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히며 “해운업계에서 관련 정책 및 지원방안 마련을 정부에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해양대 윤희성 교수는 “친환경 대체연료에 대한 경제성, 공급망, 인프라 등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규제가 시행됨에 따라 업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선박교체에 대한 금융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해운으로 유입되는 자금경로의 다양화 등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관련 정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을 강조했다.
지난해 9월14일 체결한 한영 해운협회 간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양국 해운업계 간 정기적인 교류를 위해 열린 이 날 세미나는 해운 및 연관산업 관계자 약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세미나를 개최한 해운협회 양창호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 탈탄소 계획에 따라 우리나라 해운업계도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부응하기 위해 친환경 선대로 발 빠르게 전환해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해운사들의 친환경 선박 발주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금융 및 세제 지원정책, 대체 연료에 대한 과감한 보조금 정책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영국해운협회 카트리나 로스 국장은 “영국은 오랫동안 해운과 해양 비즈니스 서비스의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해 왔으며, 그 중에서 해운은 약 6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매년 약 350억 파운드 규모의 직·간접적인 경제효과를 나타내는 중요한 산업”이라고 강조하며, “영국의 전략적 위치와 해양 전문성, 그리고 한국의 글로벌 해운 강국이 되겠다는 비전을 통해 양 국간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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