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짐에 따라 우리 기업들 역시 대 브라질 수출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오상봉)은 지난 15일 발간한 ‘기로에 선 브라질 경제’ 보고서를 통해 브라질의 경제 상황을 분석했다.
2000년대 중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신흥 경제강국으로의 도약을 꿈꿔왔던 브라질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은 과거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해줬던 내수 소비시장과 대중국 수출이 축소되며 경제 성장의 추진력을 잃게 됐다.
브라질은 경제 호황기에 중산층 확대와 신용대출 증가로 인한 민간소비 붐이 일었다. 그러나 2012년 이후 가계부채가 증가함에 따라 내수 소비시장은 점점 힘을 잃었고 지난해에는 높은 물가상승률과 헤알화 가치하락, 기준금리 인상 등 악조건이 겹치며 2014년 5월 이후 소매판매 증가율이 2%를 넘지 못하고 있다.
대중수출 또한 한계에 부딪혔다. 과거 브라질은 중국에 동, 니켈, 철강 등의 원자재를 수출하며 중국경제의 상승기류에 힘입어 경제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둔화세로 접어들고 광물수입을 축소함에 따라 브라질의 대외적 성장요인이 사라지게 됐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재선은 브라질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10월 호세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헤알화 가치가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주가도 9월 고점대비 18% 급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호세프 2기 정부는 친시장 성향의 경제팀을 새로 꾸려 정부지출 축소, 비즈니스 환경 개선 등의 변화를 약속했지만 경제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
2013년 기준 브라질은 우리의 12위 수출대상국이며 한국은 브라질의 6위 수입대상국이자 8위 수출대상국이다. 우리 나라는 현지생산 확대로 브라질에 각종 부품을 비롯한 자본재를 주로 수출하고 있지만 현지 경기 악화로 인해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감소해 수출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 호세프 2기 전반기의 경제성장률도 다소 저조한 1.5%(2015년)~2.5%(2016년)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국내 기업의 수출 및 진출여건은 어둡기만 하다.
그러나 무역협회는 전반적인 악조건 속에서도 일부 산업 및 제품의 시장기회는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화장품의 경우 전체 소비시장이 침체됐던 지난 9월과 10월 각각 10.4%, 9.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수출 호조를 유지했다. 피부미용과 헤어 제품에 대한 젊은 소비층의 관심은 경기침체와 무관하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헤알화 가치가 하락한 틈을 타 적절한 투자대상을 모색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대비하는 것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협회 유승진 연구원은 “약 1.4조 달러 규모의 소비시장을 보유한 브라질은 우리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전략시장이지만 경제환경 악화로 당분간 위험요소가 크다”고 경고했다. 또 “그럼에도 각종 뷰티 제품의 판매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온라인 및 모바일 쇼핑몰은 몸집을 키우고 있어 철저한 소비성향 분석을 통해 침체된 시장 속 숨어있는 기회를 발굴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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