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콜드체인 물류센터에서 글로벌 물류망을 무기 삼아 의약물류 허브로 도약할 겁니다.”
글로벌 특송기업 페더럴익스프레스(페덱스)가 최근 경기도 김포시에 건강관리(헬스케어) 물류를 전문으로 하는 생명과학센터를 개소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에 위치한 기존 물류센터를 김포로 2.5배 넓게 확장 이전하면서 임상시험용 의약품과 생물학적 제제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허브로 지정했다. 지난 11월26일 페덱스는 이 물류센터를 공개했다.
2290㎡(약 690평) 규모의 김포 생명과학센터는 상온실(15~25℃), 냉장실(2~8℃), 냉동실(-15~-25℃), 초저온 냉동고(-70℃ 이하), 극저온 탱크(-150℃ 이하) 등 다양한 온도별 보관시설을 갖추고 있다. 의약물류 특성상 세밀한 온도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페덱스는 의약품유통관리기준(KGSP) 규정에 맞춰 물류센터를 설계했다고 전했다. KGSP 기준에 따라 입·출고 공간을 분리하고 화물 출입문을 철저히 구분했다. 더불어 모든 공간은 내부 항온항습기로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해 온도 이탈 위험을 최소화했다.
물류센터를 담당하는 최락규 지상운영부장을 따라 영하 25℃에 이르는 냉동시설부터 영상 25℃에 이르는 상온시설을 둘러보다 보니 각 구역마다 자리한 캐비닛이 눈에 띄었다. 최 부장에게 캐비닛의 용도를 물어보니 기밀 유지를 필요로 하는 의약품을 보관하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보안을 요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캐비닛 보관 공간을 제공합니다. 이중 잠금으로 보안을 유지하고, 캐비닛 내부까지 온도를 일정하게 맞춰요.”
▲페덱스 김포 생명과학센터에서 사용하는 포장재와 보랭재 |
김포 물류센터에서 사용하는 포장재는 의약물류의 핵심인 온도를 유지하는 데 특화됐다. 페덱스는 적합한 온도로 배송지까지 도착할 수 있게 냉동, 국내·외 냉장, 국내·외 상온 등 총 5개 종류로 포장재를 나눴다. 의료 산업군에서 인정받는 해외 제조 포장재와 보랭재를 사용했다. 냉장, 상온 의약품에 쓰이는 보랭재는 세척, 검사, 안정화 등 작업 과정을 거쳐 재사용된다. 또 초저온 의약품들은 별도 공간에서 드라이아이스와 질소를 충전해 운반한다.
이 밖에 물류센터는 임상의약품 외 일반 상업용 의약품 보관 공간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격리, 폐기, 반품 전용 구역을 설치해 관련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요청이 있을 시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이나 사용하지 않고 반납된 의약품을 전문 업체를 통해 고객 대신 폐기를 진행한다.
기자가 김포 생명과학센터를 방문한 날은 정식으로 개장한 지 한 달 남짓 됐을 무렵이었다. 페덱스는 9월 말까지 시설 구성과 KGSP 인증을 마치고 10월21일 센터의 실질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최락규 부장은 “포화 상태던 기존 창고에서 2주간 이전 작업을 거쳐 물류를 옮겨왔다”면서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점차 신규 물량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자사 항공기로 220여 지역 바이오 물류망 연결할 것”
페덱스는 국내 물류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규모를 확장하고자 약 3년 사이 연달아 인천공항 인근과 김포에 새로운 물류센터를 개소했다. 페덱스 한국지사의 박원빈 지사장은 국내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률과 시장 규모에 주목했다.
한국은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바이오·제약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글로벌 제약사들의 산업 허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을 받는다. 박 지사장은 “앞으로도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면서 “첨단 콜드체인 기술로 신규 고객사를 유치해 국내 헬스케어 산업을 확장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빈 지사장은 “페덱스의 항공기로 220개 이상의 지역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점”이라며 자사의 물류 네트워크를 강조했다. 현재 이 회사는 매주 34회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여러 국가에서 오랜 기간 운송망을 갖춰온 만큼 자사가 보유한 항공기, 운송 차량 등을 활용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페덱스 본사가 지닌 헬스케어 센터 6군데와 콜드체인 센터 130여곳을 연결해 의약품 운송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김포 지사가 네트워크 강화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특송기업은 향후 바이오 분야 외에도 인천공항 인근에 추가 토지를 임차해 국내 물류 사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박 지사장은 “화물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토지 투자가 더 큰 확장성을 띨 것으로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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