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둔 중남미 항로는 비교적 양호한 운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선사들은 12월 중순 기본운임인상(GRI)을 통해 상승세를 이어간다. 그러나 비수기를 맞이하면서 운임이 점차 내리막길을 탈 것이라는 비관적 우려도 돌고 있다.
남미동안의 경우 하반기 내내 1000달러를 넘지 못하고 부진하다가 10월말부터 본격적으로 운임을 회복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11월14일 상하이-브라질 산토스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676달러로 집계됐다. 일주일 후인 11월21일 운임은 TEU당 1522달러로 154달러 하락했다.
선사 관계자들은 남미동안이 운임 회복을 이뤘다기보단 정상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라 보고 있다. 8월부터 10월까지 남미동안의 운임은 TEU당 1000달러대를 넘지 못하며 부진했다. 운임이 워낙 낮았던 탓에 이제야 정상운임으로 올랐다는 설명이다. 선사들은 남미동안에서의 11월15일 GRI 역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남미서안은 적절한 운임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 들어 TEU당 2000달러의 운임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 11월15일 GRI도 남미동안에 비해 성공적으로 적용됐다. 동안과 서안 모두 선복대비적재율(소석율)은 90%를 나타내고 있다.
일부 선사들은 12월15일자로 다시 한번 GRI를 시도한다. 남미동안에서 TEU당 750달러, 남미서안에서 TEU당 500달러를 계획하고 있다. 전망은 어둡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이하기 전 대기업 물량이 선적을 마무리지어 당분간 비수기를 겪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선사들은 선뜻 남미동안 GRI를 계획하지 못하고 있다. 연말 전 대기업 수출 물량이 한 차례 지나가고 나면 새해부터 운임 하락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비관적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하반기 내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던 카리브해는 운임이 다소 내려갔다. 10월에는 4000달러 중반대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현재는 30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소 하락했지만 카리브해는 다른 노선에 비해 꾸준히 고운임을 유지하고 있다.
카리브해의 경우 한국발 선박의 소석률은 50%로 그다지 높지 않으나 중국발 물량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여기에 서비스하는 선사가 많지 않다는 점 또한 고운임 유지 비결 중 하나다. 중남미 지역을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카리브해는 물량의 증감과 관계 없이 꾸준히 운임이 높은 지역”이라 설명했다.
올해 중남미 지역은 경기 침체로 몸살을 앓았다. 상반기 브라질 월드컵 영향으로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브라질의 연이은 시위로 인한 혼란으로 기대는 수포로 돌아갔다. 올해 중남미 지역의 실질 경제 성장률은 2009년이후 제일 낮은 1.2%로 나타났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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