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항만으로 전국 최대의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는 부산 신항은 지난 2006년 개항 이후 매년 급속한 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물동량 증대의 측면에서 부산 북항의 보조적인 역할에서 출발했던 부산 신항은 올해 북항의 물동량을 뛰어넘어 전체 물동량 점유율이 5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비례해 선박의 대형화 역시 순조롭게 이어지며 평균 9천TEU급의 컨테이너선이 부산신항에 입·출항하고 있다. 이처럼 성공적인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는 부산 신항에 단 한 가지 부족한 점이 있다. 바로 고압가스용 위험물 컨테이너 장치장의 미비로 인한 문제점을 들 수 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달 부산 신항 북컨테이너부두 한진해운신항만 인근 2700㎡(약 819평)의 부지에 ‘고압가스용 위험물 컨테이너 장치장’ 건립과 관련해 해양수산부, 창원시와 협의해 지구단위 계획을 변경하는 등 행정절차에 들어갔다. 내년 건립 예정인 고압가스용 위험물 컨테이너 장치장은 허브항만을 지향하는 부산항에는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었지만 그동안 시설의 부재로 많은 불편을 겪어왔다.
BPA에 따르면 부산항의 고압가스 컨테이너 처리량은 연간 3만TEU에 불과하지만 고압가스 장치장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부산항의 경쟁력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현재는 부산항에 고압가스 컨테이너 장치장이 없기에 선사들이 고압가스 화물을 싣고 부산항에 기항하더라도 부두에 보관하지 못하고 직반출해야 했기 때문에 선사들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많은 불편을 겪어왔었다. 보통 부산항에 하역된 고압가스는 위험물 보관이 가능한 경남 양산의 보관장까지 운송해야돼 매번 TEU당 수십만원의 추가 육상 운송비용이 들었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 컨테이너 화물과 고압가스 같은 위험화물을 동시에 적재한 배는 부산항 입항을 꺼렸고, 특히 선대 교체를 할 때 부산항은 입항 고려 대상에서 번번이 제외됐다. 부산항의 경쟁력 강화방안 모색 측면에서 구성된 ‘부산항 네트워크’의 지난 6월 회의에서 이 문제가 본격 거론됐고 마침내 고압가스용 위험물 컨테이너 장치장 건립의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BPA에 따르면 위험화물은 일반화물에 비해 하역료와 장치료가 두 배 정도 비싸다. 따라서 이번 고압가스 장치장 건립을 통해 선대교체 물동량 추가유치가 가능해져 하역료 등 부가가치를 챙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선사는 추가 운송비 지급을 하지 않아도 되기에 모두에게 이익일 것으로 기대된다.
임기택 BPA 사장은 “이번 위험물 장치장 건립은 부산항을 기항하는 글로벌 대형 선사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며 “위험물 장치장 건립을 계기로 그동안 직반출해야 했던 위험화물을 부두 내에 보관할 수 있어 부산항의 부가가치 증대 및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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