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축제이자 부산의 중심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지난 11일 대성황을 이루며 화려한 막을 내렸다.
지난 2일 전 세계인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막을 올린 BIFF는 올해로 19회째를 맞아 항구도시 부산을 영화산업의 중심지로 인식시키는데 성공했다. BIFF는 1996년 제 1회를 시작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세계 영화의 새로운 장을 펼치기 위해 매년 개최되는 비경쟁 영화제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감독들의 최신작과 화제작을 동시에 맛 볼 수 있는 ‘아시아영화의 창’, 거장들의 신작이나 화제작 등을 소개하는 ‘갈라 프리젠테이션’, 한국 영화 화제작으로 많은 관심을 모은 영화를 소개하는 ‘한국영화의 오늘’ 등 12개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국내외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기다림의 10월을 선사하는 행사가 되고 있다.
영화제 기간 중 열리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의 하나로 지난 5일 개막한 ‘아시아필름마켓 2014(AFM 2014)’는 역대 최대의 참가자를 기록하며 4일간의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올해 AFM은 각국 주요 영화사의 신규 참가가 대폭 증가하며 질적, 양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면적대비 172개였던 부스가 올해는 223개로 확대(전년 대비 30% 증가)돼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하고, 마켓 배지 전체 발급자 수는1566명으로 전년 대비 약 23%가 증가했다. 또한 마켓 기간 내내 약 200여 개의 부스에서의 구매실적 향상 및 APM의 비즈니스 미팅 증가, ‘북투필름(영화-출판 콘텐츠 연계행사 )’등 연계행사의 성공적 평가들로 영화 시장으로써의 위상을 더욱 높였다. 참신한 기획으로 준비된 부대행사 및 다양한 산업군의 참여로 각국의 마켓 참가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안기며 좋은 결과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BIFF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아시아필름마켓’ 프로그램을 통해 아시아 영화 시장의 부흥을 꾀하고 특히 영화 시장이 급성장 하고 있는 중국 측의 참여로 더욱 큰 활기를 띠었다. 지난 열흘간 부산을 뜨겁게 달군 제19회 BIFF는 기록면에서도 전년 대비 풍성해 부산 지역의 경제 활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 BIFF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이번 영화제 결산 자료에 따르면 세계 79개국 312편의 초청작이 상영돼 전체 22만6473명의 관객이 영화제가 열리는 부산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편,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한 BIFF가 부산 제2의 성장산업으로 발돋움하면서 그 경제적 가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BDI)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제17회 BIFF가 미친 경제적 파급효과는 총 1116억 원으로 이는 영화제와 아시아필름마켓의 경제효과를 합산한 수치로 생산 유발효과가 774억원에 달해 지난해 총 사업예산인 118억원의 약 10배에 해당하는 규모를 이루고 있다.
특히 청년 실업난으로 많은 어려움을 격고 있는 부산에서 1천100명 이상의 관련 산업분야 신규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큰 환영을 받고 있다. 또 영화제 기간 동안 해운대에 위치한 영화의 전당 등 7개 극장 33개관에서 상영된 영화 관람을 위한 수많은 방문객이 부산을 찾았다. 22만6천명이 넘는 관객을 비롯해 1만200명의 국내외 참석 게스트, 내외신 기자로 인해 행사장이 위치한 해운대를 비롯해 남포동, 서면 일대의 숙박시설, 음식점 등은 ‘영화제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는 소식이다.
이처럼 영화제를 통해 부산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영화도시로 부각됨에 따라 지역의 주력산업인 해운항만물류산업을 보완하는 산업으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어 그 미래가 무척이나 밝다. 하지만 이런 호평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중심산업으로 인식되기에는 가야할 길이 매우 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영화제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영화관련 산업의 부산 정착화는 한참 역부족이다. 부산영상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제작되는 영화의 50% 이상이 부산에서 촬영되고 있지만 정작 부산은 영화 촬영의 최적지라는 장점 이외에는 다른 달콤한 결실을 맺고 있지 않다는 게 불편한 사실이다. 특히 부산을 대표하는 영화제작사 및 투자사의 부재로 한 편의 영화 탄생을 위해 서울 자본이 주축이 된 제작사가 결국 부산에서 단순히 영화만 찍고 가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 마련이 절실하다.
결국 부산이 영화산업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영화 제작에 필수적인 제작사, 투자사, 영상, 컴퓨터 그래픽, 음향 등 관련 산업의 부산 유치와 전문 인력이 부산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그나마 이번 BIFF의 ‘아시아 필름마켓’을 계기로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영화 시장의 영화 콘텐츠 중심지로 부각과 유통의 허브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어 앞으로의 미래가 주목되기에 부산시를 비롯한 정부 관련 부처에서는 영상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주길 기대한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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