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는 하반기 이후 표면화되기 시작한 수출화물 약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일지 관심이다. 취항선사들에 따르면 최근 한일항로 수출화물은 상승탄력을 잃고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원화 강세가 해운 물동량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초 101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되는 모양새다. 원·엔화 환율도 지난달 25일 최근 6년간 최저치인 100엔당 955.06원까지 떨어졌다. 환율 하락으로 상반기 동안 성장률 둔화를 겪었다. 수출 물동량은 하반기 들어선 완연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출화물의 부진은 그동안 완화 위주로 실링제(선적상한제도)를 운영해 왔던 선사들의 사업전략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8월 한일항로 수출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수입 물동량은 4%대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선사들은 수출 화물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9~10월 선적상한선을 101%로 정했다. 7~8월의 102%에 이어 연속으로 100%를 초과했다. 환율 하락이 다소 진정세를 보이면서 수출화물이 다시 회복기조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원화 강세로 수출화물은 하락한 반면 수입화물은 늘어나면서 실링을 다소 늘려 잡았음에도 다수의 선사들이 선복을 소화하고 있다”며 “최근 원·달러 환율이 1060원선을 다시 회복했기에 4분기부터는 수출항로가 활기를 되찾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운임 수준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본운임은 횡보를 보이고 있음에도 선사들이 올해 들어 잇따라 도입한 각종 할증료가 한일항로 전체 운임 수준을 크게 올려놨다. 현재 한일항로 수출항로 운임은 총액 기준(부대운임 포함)으로 20피트 컨테이너(TEU) 당 750~800달러대로 파악된다. 기본운임은 250달러 안팎이지만 통화할증료(CAF) 20달러, 서류발급비(DF) 35달러, 터미널조작료(THC) 300달러, 유가할증료(BAF) 125달러, 적화목록전송할증료(AFS) 30달러 등이 함께 청구되고 있다. 컨테이너봉인료(5달러) 컨테이너세척료(20달러) 등도 부과 대상이다.
선사 한 관계자는 “한일항로는 수출화물이 약세를 띠고 있다고 하지만 운임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11월은 한일항로 최대 성수기인 만큼 선사들로선 운임을 떨어뜨릴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선사들의 지방항 공략도 계속 강화되고 있다. 천경해운은 일본 서안(니가타·아키타)과 홋카이도(도마코마이) 지역을 잇는 한중일 팬듈럼 노선을 장금상선과 손잡고 오는 18일 개설한다. 장금상선은 항로 재편의 성격이지만 천경해운은 선복용선(슬롯차터)으로 서비스해오던 홋카이도에 처음으로 자체선박을 띄우게 됐다. 천경해운은 앞서 마쓰야마항로 개설을 통해 시코쿠 지역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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