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항로는 엇갈린 운명을 맞이하고 있다. 호황으로 함박웃음 짓는 카리브해와 안정된 시황을 유지하고 있는 남미 서안이 있는 반면, 남미 동안은 바닥을 기는 운임 탓에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남미 동안의 운임은 하락일로를 걷고 있다. 선사들은 석 달 연속 운임인상(GRI)를 계획했으나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일부 선사들은 10월14일자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750달러의 GRI를 공표했다. 그러나 시황이 좋지 않은 탓에 이번 GRI 역시 비관적으로 점쳐지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9월26일 상하이-브라질 산토스 노선 운임은 TEU당 873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주인 9월19일 963달러보다 약 100달러 가량 떨어진 수치이다.
남미 동안 노선의 부진은 동안 노선 물량의 80%를 차지하는 브라질이 경기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9월9일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수정하며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내비쳤다. 10월2일에도 추가로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했다. 브라질은 공공부채 부담 가중으로 경제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10월5일 대선을 계기로 경제 불확실성은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남미 서안은 동안보다는 사정이 조금 낫다. GRI가 소폭 반등에 성공해 2000달러대까지 운임 회복을 일궜다. 이 기세를 몰아 일부 선사들은 10월20일자로 TEU당 500달러의 GRI를 계획하고 있다. 아시아-남미 서안항로를 관할하는 해운동맹은 지난 9월15일 이후부터 연료유 과징금(BS)를 TEU당 1044달러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 과징금은 강제성은 없으며 선사의 자주성에 따라 시행된다.
가장 호황을 누리고 있는 지역은 카리브해이다. 카리브해는 ‘전례 없는 강세’라는 말이 나올 만큼 물량 호조를 맛보고 있다. 소석률도 100%이며 운임 역시 매우 높다. 항만별로 다르지만 적게는 2000달러에서 많게는 4000달러의 운임을 나타내고 있다.
카리브해 지역의 강세는 이 지역에 위치한 공장들의 물량이 꾸준하기 때문이다. 온두라스와 도미니카 공화국 등 카리브해 지역 국가에는 우리 기업을 비롯한 각국 기업의 생산 공장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 여기에 연말 전 물량이 몰리는 것 또한 카리브해 고운임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중남미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카리브해 지역에는 의류 품목의 수요가 늘 꾸준하다”고 밝혔다.
중남미 노선에는 UASC가 새로 발을 들여 놓게 된다. UASC는 독일선사 함부르크수드와의 협력을 통해 아시아-남미 동안 노선, 유럽-남미 동안 노선에서 2015년 중반부터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 UASC 최고 경영자(CEO)인 존 힌지는 “함부르크수드와의 협력을 통해 노선 범위를 늘릴 것”이라 밝혔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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