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회사들이 대한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잇달아 강등했다.
한진해운을 자회사로 떠안게 되면서 항공 계열과 해운 계열 집단간 신용위험이 연계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게 주된 이유다. 신용등급이 떨어짐에 따라 회사채 발행 조건이 나빠져 재무 개선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18일 대한항공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내렸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었다. 앞서 NICE 신용평가도 17일 대한항공 장기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조정하고 등급 전망은 기존대로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지난달에는 한국기업평가가 대한항공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강등했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강등은 계열사 지원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최근 한진해운이 실시한 4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7일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지분이 4.3%에서 33.23%로 늘어나, 한진해운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해에는 담보대출 형태로 한진해운에 25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신평사들은 한진해운의 영업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대한항공이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서야 해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연결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은 올 1분기 현재 804.6%에 이르는 데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구계획안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재무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에쓰오일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가격을 놓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나이스신평은 대항항공이 대규모 항공기 투자 등으로 인해 2014년 3월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 908.3%, 차입 금의존도 67.5% 등 재무적 부담이 과중한 수준으로 항공기 도입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재무안정성 개선이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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