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계속된 남미 동안과 서안의 엇갈린 명암이 2분기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선복이 꽉꽉 차는 남미 서안과는 달리 남미 동안은 여전히 물량 침체를 겪고 있다. 중남미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6월15일 동안과 서안에 모두 운임인상(GRI)를 계획하고 있으나 남미 동안은 GRI 성공 여부를 비관적으로 점치고 있다.
중국선사 코스코는 6월15일자로 남미서안에 GRI를 예고했다. 극동아시아와 남미서안, 멕시코로 가는 노선에 TEU당 600달러, FEU당 1200달러의 GRI를 공표했다. 칠레선사 CSAV 역시 6월15일자로 남미동안에 TEU당 750달러, 남미서안에 TEU당 600달러의 GRI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5월, 중남미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GRI를 통해 운임을 끌어 올리려 했다. 5월 셋째주까지 아시아-남미동안노선의 운임은 5주 연속 하락일로를 걷고 있었다. 덴마크선사 머스크라인은 지난 5월15일 TEU당 750달러, FEU당 1500달러의 GRI를 시도했다. 머스크라인 외에도 중남미를 취항하는 일부선사들 역시 TEU당 500~600달러의 GRI를 적용했다.
그러나 5월15일자 GRI는 거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선사들은 6월1일 남미서안 지역에서는 한 차례의 GRI를 더 시행했다. 인상액은 TEU당 700달러였으나 선사 관계자들은 약 400~500달러만 적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남미서안은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 100%를 보이며 선복이 꽉꽉 차고 있다. 이 때문에 6월15일 GRI 역시 잘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남미 동안이다. 남미 동안의 경우 부진한 물량으로 신음하고 있다. 일부 선사의 경우 소석률이 70%를 밑돌고 있다. 중남미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남미 동안의 경우 브라질 월드컵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으나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6월부터 브라질 월드컵이 시작되지만 브라질 내부의 소요 사태와 대회 기간 내 일부 제조업체가 단축 근무를 하면서 오히려 물량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남미 동안으로 가는 물량의 70%를 차지하는 브라질의 경우, 임금인상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나선형 인플레이션’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여기다가 브라질 정부가 월드컵 개최 비용에 예상보다 훨씬 많은 14조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반정부 시위가 번져가고 있다.
이에 따라 작년부터 월드컵 효과를 기대했던 중남미항로 취항 선사들은 오히려 쓴맛을 맛보고 있다. 남미동안을 취항하는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브라질 경제의 불안정한 상황으로 인해 남미 동안 항로는 호황을 누리기는커녕 저조한 소석률로 6월을 맞이하게 됐다”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역시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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