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가 모처럼 운임회복의 단 맛을 보고 있다. 선사들은 기본운임 인상과 부대운임 별도 부과 등으로 채산성을 개선하는 모습이다.
운임 한중항로 취항선사들은 3월15일부로 운임인상(GRI)을 실시했다. 도입 폭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00달러다. GRI는 수출항로와 수입항로 공히 적용됐다. 선사들은 또 GRI와는 별도로 100달러(TEU 기준)의 유가할증료(BAF)를 기본운임과 별도로 부과키로 했다.
그동안 한중항로에서 BAF는 유명무실한 상태였다. BAF를 받는 대신 기본운임을 깎아주는 일도 허다했다. 이 같은 행태가 운임하락의 단초가 됐다는 판단으로 선사들은 기본운임은 올리고 BAF는 별도로 받겠다는 입장이다.
취항선사들은 황해정기선사협의회(YSLC)를 중심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씩 회의를 가지며 운임회복 성공을 위한 담금질에 나서고 있다. 장금상선은 GRI 실시 후 상하이항 취항선박을 1600TEU급에서 1000TEU급으로 규모를 줄이기도 했다. 1~2월 적자를 낸 근해선사들이 많은 만큼 3월 이후부터는 흑자로 돌아서겠다는 심산이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현재 목표한 운임 인상이 되지 않을 경우 화물을 아예 안받고 있다”며 “10~20달러 정도면 수용하겠다고 하는 곳도 있지만 그런 운임으로 화물을 실을 경우 채산성은 나아지기 어렵기에 선적을 안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선사들의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한중항로 운임은 당초의 인상 목표엔 못 미치지만 어느 정도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입항로 운임이 수출항로보다 성공적인 모습이다. 지난달 말 발표된 상하이항운거래소의 상하이발 한국행 운임(총액 기준)은 203달러를 기록했다.
2월에 비해 20~30달러가량 상승했다. 수출항로 운임도 기본운임 100달러엔 이르지 못했지만 상승곡선을 그렸다. BAF 100달러를 별도로 받는 선사들이 늘면서 전체적인 운임수준은 크게 올랐다는 평가다.
선사들은 광양과 울산에서 선적되고 있는 석유화학제품(레진) 화물에 대해서도 운임인상을 위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지난달 말 롯데케미칼과의 운임회복 협상을 시작으로 LG화학 삼성토탈 금호석유화학 등 주요 석유화학기업들과 회동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인상된 시장운임 수준까지 계약운임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한중항로 물동량은 중국 춘절로 급감했던 2월보다는 나아진 모습이지만 괄목할 만한 호조를 보이진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선사 관계자는 “춘절 연휴로 2월 한 달 동안 물동량이 크게 떨어진 뒤 3월 들어 다시 늘어나긴 했지만 선사들이 다시 운임인상에 나서면서 화물 이탈이 나타나고 있다”며 “선사들마다 저가화물을 실어 물량 실적을 올리느니 채산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 영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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