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중항로는 ‘수입항로 부진’, ‘수출항로 성장’이라는 흐름을 보여줬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YSLC)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중 수출항로 물동량은 94만4300TEU를 달성, 1년 전에 비해 14.8% 성장했다. 반면 수입항로 물동량은 105만607TEU로, 소폭(0.9%) 하락했다. 수출항로의 약진, 수입항로의 둔화로 양 노선간 점유율은 지난해 44:56에서 올해 47:53으로 좁혀졌다. 2008년만 하더라도 두 노선 점유율은 38:62로 수입물동량이 수출물동량을 압도했었다.
수출항로에서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지만 선사들은 시황 호전의 단 열매를 거두지 못했다. 늘어난 화물이 레진이나 자동차 부품 등 주력 화물이라기보다 프로젝트성의 설비류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또 한일이나 동남아항로처럼 STX팬오션 법정관리의 반사이익도 크지 않았다. 수출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50~70달러 수준에서 변화 없는 모습이다. 이와 비교해 수입항로는 소폭 하락하는 분위기다.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항로 운임은 10월까지 190~200달러에서 소폭 등락하는 모습을 보이다 11월 이후 하락세를 타고 있다. 12월13일 현재 177달러까지 하락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발표하는 운임지수는 해상기본운임과 유가할증료(BAF) 터미널조작료(THC) 등의 부대운임을 합한 수치다.
운임이 바닥권을 이어가자 중국정부는 올해 11월15일부로 운임신고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2009년에도 도입됐지만 선사들의 외면으로 사문화되다시피 했다. 중국 정부는 약간의 손질 과정을 거쳐 다시 이 카드를 꺼내들었다. 과거엔 운임 상한선과 하한선을 정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선사들에게 자율성을 일부 부여했으나 이번에 도입된 제도는 신고운임과 협의운임(신고운임을 벗어난 운임)만으로 강제화했다.
중국 정부가 8월부터 도입한 증치세(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도 항로에 영향을 줬다. 중국은 8월1일부터 중국 기점의 수출입화물에 부과되는 해상운임과 부대운임에 대해 세율 6%의 증치세를 도입했다. 한중항로 취항 선사들은 이에 대응해 중국에서 지불되는 해상운임 등에 더해 증치세 6%를 추가로 부과하고 있다. 증치세 도입에 맞춰 중국 칭다오첸완컨테이너터미널(QQCT)은 하역료를 3% 인상했다. 이 터미널은 이어 내년 1월부터 추가로 5%를 재인상할 예정이어서 선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현재 QQCT 하역료는 TEU당 10만원 선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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