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는 그 어느 해보다 운임회복을 위해 몸부림친 해였다. 연초 미국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징조들을 보이면서 북미항로 운임도 회복하는 듯 했지만 예상보다 더딘 속도를 보이며 상반기 운임하락세가 지속됐다. 하반기에 들어서 연말로 접어들면서는 상황이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선사들이 10월 들어서는 중국 국경절 연휴 직후 일시적인 수요 감소에 대응해 일부노선을 줄이기도 했지만 오히려 중국발 수출물량이 늘어나면서 선복을 ‘꽉꽉’ 채워나갔다. 선사들이 10월 둘째주부터 비수기를 대비해 윈터프로그램으로 선복을 감축한 데다 중국발 수출물량이 늘어나면서 100%에 가까운 소석률을 보이게 된 것.
이 같은 현상은 12월에도 이어졌다. 1월말 중국 춘절을 앞두고 중국발 수출물량이 늘어나면서 선복이 타이트해졌기 때문이다. 10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중국발 수출물량은 12월 들어 주춤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중국 춘절 영향과 월말, 연말 수출물동량이 늘면서 선복을 가득 채워나가고 있다. 하지만 높은 소석률에 비해 운임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13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미항로 운임(FEU기준)은 서안노선이 1717달러로 지난달 15일 발표한 1885달러에서 한 달 사이 168달러 하락했다. 동안노선도 2953달러를 기록해 전월 3184달러보다 231달러 하락된 모습을 보였다. 선사들은 물동량이 늘어나는데도, 운임이 하락하자 다시 운임인상에 나섰다.
북미항로 취항 선사들은 12월20일부터 40피트 컨테이너(FEU)당 북미서안에 200달러, 북미동안에 2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를 시행키로 했다. 지난달 15일 FEU당 북미서안에 400달러, 북미동안에 600달러를 인상키로 했던 GRI가 시장에 2분의1 수준만 적용되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자 내린 조치다. 수출물동량이 선복을 가득 채워 나가는 만큼 선사들도 강력하게 운임인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선사들은 물동량 강세의 여세를 몰아 1월에도 운임인상을 시도한다. 선사들은 1월15일부터 FEU당 북미서안에 300달러, 북미동안에 300달러의 GRI를 시행할 계획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춘절전(1월말)까지는 선복은 타이트하게 유지돼 운임인상도 적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후는 아마 다시 또 막막한 상황이 연출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장상황에 대해 토로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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