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04 07:59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이 조선업황 부진 속에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발주물량이 이미 지난해 연간 발주량을 넘어서면서 국내 조선소들도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3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PC선의 대표 선종인 MR(Medium Range·3만~6만DWT) 탱크선의 글로벌 발주는 66척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65척)를 이미 넘어섰다. MR탱크선은 원유를 정제해 만든 휘발유, 등유, 경유 등의 석유화학 제품을 운반하는 선박이다.
선사들의 연료비 절감 노력과 신조선가 하락이 발주 증가 이유로 꼽히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선박의 획기적인 연비개선이 이뤄졌지만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선사들이 경기회복에 대비해 선대 확장의 좋은 기회로 삼고 있는 것.
실제 현재 발주되는 선박들은 5년 전 건조된 선박들에 비해 연료비가 30% 가까이 절감된다. 이러한 연료비 절감 효과는 고스란히 선주들의 선박운용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현재 보유선박에 대한 교체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고점 대비 많이 저렴해진 MR 탱크선 신조선가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MR탱크선 신조선가는 지난 2007~2008년에 척당 5000만달러(47-51K DWT 기준)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현재 3400만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조선소는 지난해 이후 발주된 총 129척의 MR탱크선 중 74%인 97척을 수주했다. 국내 조선소의 경쟁력이 독보적인 만큼 앞으로도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형탱커 발주 증가는 한국 조선소, 특히 중형탱커 시장 상위업체들에 희소식"이라며 "중형탱커를 많이 건조해오던 일본 업체들이 이미 노령화됐으며 중국 업체들은 대부분 신생업체로 건조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박민 연구원은 "현재 선사들의 연료비 절감 노력에 따른 교체 수요와 중동 및 아시아 원유 정제설비 증설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물동량 증가가 맞물려 향후 2~3년간 약 140척의 MR탱크선 발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선가 하락은 풀어야 할 숙제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올해 PC선 수주가 증가하긴 했지만 선가가 크게 떨어졌다"며 "자금력이 떨어지는 조선소들이 수주를 위해 선가를 크게 낮추면서 고점 대비 30% 가까이 하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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